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으로 벌어진 참혹한 전쟁 상황, 국제부 장동건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 질문1 】
실종자 가족들이 SNS에 공유된 하마스 납치 영상에서 가족의 모습을 발견하는 끔찍한 일을 겪고 있다면서요?
【 답변1 】
네, 그렇습니다.
지금 보시는 영상은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 지역을 습격한 지난 7일입니다.
무장 괴한들이 한 여성을 오토바이에 태워 납치해 가고, 한 남성의 팔을 꺾어 데려가는 모습을 보실 수 있는데요.
한 이스라엘인은 현지 언론에 이 여성이 자기 형제의 여자친구라고 확인했습니다.
또 하마스 대원들이 속옷만 입은 여성의 몸 위에 걸터앉은 채 트럭을 타고 가자지구 시가지를 행진하는 영상도 올라왔습니다.
이 여성의 생사는 확인되지 않았는데, 여성의 어머니는 SNS를 통해 도움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리카르다 룩 / 인질 여성의 어머니
- "이스라엘 남부에서 관광 중이던 제 딸 샤니 룩이 팔레스타인 하마스에 납치됐습니다."
【 질문2-1 】
이스라엘이 철통 방공망이라고 자랑해 온 '아이언 돔'이 뚫린 이유는 뭘까요?
【 답변2-1 】
네, 이스라엘은 그동안 하마스와의 무력 충돌 때면 아이언 돔이 하마스가 쏜 미사일을 요격하는, 불꽃놀이 같은 영상을 공개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일로 기습적인 물량 공세에는 약하다는 점이 드러났습니다.
아이언 돔은 레이더가 로켓포를 탐지하고 추적해 통제센터로 정보를 전송하면, 통제센터가 정보를 분석해 미사일 발사대에 요격 명령을 내리는 시스템입니다.
1개 포대로 30여 발의 로켓을 요격할 수 있는데, 이스라엘은 13개 안팎의 아이언 돔을 갖추고 있습니다.
하마스가 첫 20분간 5천 발이 넘는 로켓을 쐈다고 주장했으니, 전부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분석입니다.
또 로켓으로 이스라엘군을 혼란에 빠뜨린 뒤 전동 패러글라이더를 탄 대원들을 침투시켜 허를 찔렀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질문2-2 】
이스라엘이 이렇게 무력하게 뚫린 건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면서요?
【 답변2-2 】
네, 우리로서는 북한이 이스라엘처럼 정규전과 비정규전을 혼용한 작전을 펼칠 경우를 신경 쓸 수밖에 없겠습니다.
북한은 현재 비무장지대 인근에 1천여 문이 넘는 장사정포를 배치하고 있습니다.
하마스 로켓포의 위력을 압도하는 이들 포를 모두 동원하면 1시간에 1만 6천여 발을 수도권에 쏟아 부을 수 있다는 추산이 나옵니다.
또 북한 특수부대의 침투 수단 중에는 소형 군용기에 레이더 탐지가 어려운 목재 글라이더를 매달아 후방 지역에 침투시키는 비정규전 작전도 있습니다.
우리 국방부는 지난 2020년 '한국형 아이언 돔'으로 불리는 북한 장사정포 요격체계 개발을 결정했는데요.
이번 이스라엘 사태를 통해 요격체계뿐 아니라 비정규작전 대비도 철저히 해야겠습니다.
【 질문3 】
미국이 굉장히 신속하게 이스라엘 지원을 발표했습니다. 어떤 배경일까요?
【 답변3 】
네, 미국 정부가 신속한 군사 지원에 나선 배경으로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바이든 책임론'이 꼽힙니다.
최근에 바이든 정부는 이란에 억류돼 있던 미국인들을 석방해 주는 대가로 우리나라에 동결돼 있던 이란 자금 60억 달러를 해제했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공화당 일각에서 이 자금이 이란 정부가 배후에서 하마스를 지원하는 데 쓰였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물론 미국 정부는 동결해제된 자금은 아직 단 한 푼도 사용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또 중동 전문가들은 미국의 대 이스라엘 정책을 지적했습니다.
▶ 인터뷰 : 칼레드 엘긴디 / 중동 연구소 선임 연구원
- "미국 정부는 (가자지구에서의 충돌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이러한 소홀함이 지금 사태를 일으켰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이스라엘을 불법 국가로 간주해 온 하마스로서는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와 이스라엘 관계가 정상화되면 입지가 좁아진다는 분석입니다.
미국이 이러한 비판들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해 신속한 지원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4 】
앞서 수단 내전 때는 우리 정부가 군 수송기를 동원해 현지 한국인들을 구출했는데, 이번에는 어떤 조치를 취할까요?
【 답변4 】
대통령실은 오늘(9일) 긴급 안보상황 점검에 들어갔습니다.
현재로서는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에 있는 국제공항이 기능을 하고 있어서 군 수송기를 동원해 현지 한국인을 구출하는 방안은 고려하지 않고 있는데요.
대한항공도 내일 새벽 현지 체류객의 귀국을 지원하기 위해 인천행 항공편을 운항할 예정입니다.
다만, 공항 안전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 정부는 현지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습니다.
【 클로징 】
지금까지 국제부 장동건 기자였습니다.
영상편집: 이유진
그래픽: 김지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