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미국 정보기관이 우리나라 외교라인을 도청했다는 의혹, 기억하시죠?
그런데 전 세계에 퍼져 있는 우리 외교부 건물 곳곳이 도청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걸로 확인됐습니다.
외교부 장관의 공관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이혁근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기자 】
외교부 장관이 거주하는 공관입니다.
얼마 전 서울 한남동에서 삼청동으로 터를 옮겼는데, 보안 설비엔 문제가 있습니다.
▶ 스탠딩 : 이혁근 / 기자
- "도청 수법은 날로 발전하는데, 이곳엔 레이저 도청방지시스템이 없어 도청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 인터뷰(☎) : 김승주 /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 "(요새는) 레이저를 쏴서 창문이라든가 실내에 있는 과자 봉지, 옷의 떨림을 감지해서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잡아낼 수 있는 그런 수준까지…."
해외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전 세계에 있는 외교부 공관 186곳 중 117곳에는 레이저 도청방지시스템이 없습니다.
미국에 있는 한국대사관에는 시스템이 있긴 하지만 구형 장비라는 점에서 방어에 한계가 있습니다.
외교부 관계자는 "나무 같은 자연 차폐시설로 시스템이 필요하지 않은 곳도 포함된 숫자"라면서도 "예산이 부족하고 설치 업체가 1곳이라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 인터뷰 : 박홍근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작은 외교 기밀이 국가에 끼칠 손해를 생각하면 예산 갖고 따질 문제는 아니죠. 당연히 예산을 충분히 배정하고 우선순위를 정해서…."
전문가들은 각 공관의 구조나 현지 사정에 따른 요청 여부 등을 고려하고 상시형 도청 방지 등 다양한 위협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MBN뉴스 이혁근입니다. [root@mbn.co.kr]
영상취재 : 변성중 기자 한영광 기자
영상편집 : 오광환
그래픽 : 강수연 권예지 김정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