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7 보스톤>은 광복 이후 손기정 감독, 남승룡 코치, 서윤복 선수가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마라톤 대회에 출전하기까지의 여정을 담고 있다. 강제규 감독이 <장수상회> 이후 8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본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만한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영화 스틸컷 |
한국 영화의 레전드 강제규 감독이 <장수상회> 이후 8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1947년 보스턴의 기적을 이끄는 한국 마라톤의 전설 ‘손기정’ 역은 하정우가 맡아 나라 잃은 선수의 울분부터, 해방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나서는 국제 대회의 출전을 이끄는 감독의 리더십까지 섬세하게 표현해낸다.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동메달리스트이자, 손기정과 서윤복을 서포트하는 페이스메이커 ‘남승룡’ 역은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많이 맡아온 배성우가 맡았다.
↑ 영화 스틸컷 |
2001년 보스턴 마라톤에서 우승한 대한민국 대표 마라토너 이봉주 선수와 1997년 춘천 국제 마라톤 대회에서 한국 여자 마라톤 신기록을 세웠던 권은주 감독의 자문을 받은 배우들은 당시 마라톤 선수들의 자세부터 훈련 방법, 심리적인 컨디션, 자세와 표정, 숨소리까지 따라 한다.
↑ 영화 스틸컷 |
국내 시대극에선 많이 다루지 않은 해방과 6.25 전쟁 사이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는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난민국이었던 당시, 일제 강점기가 남긴 상흔과 미 군정기의 혼란한 정서가 생생하게 담겨 있다. 호주 멜버른에서 재현한 1940년대 보스톤 마라톤 대회 장면은 단연 영화의 백미. 운집한 관중과 마라톤 코스 등은 ‘어떻게 이걸 다 담아낼 수 있었지?’ 하는 마음이 들게 만든다.
↑ 영화 스틸컷 |
소재의 힘을 따라가지 못하는 울퉁불퉁한 편집과 다소 평면적인 캐릭터 설계는 옥의 티지만 추석 시즌 온 가족이 보기에는 알맞은 영화다. 영화 말미 공개되는 실존 인물들의 사진과 배우들의 싱크로율을 보는 것도 감상포인트다. 27일 개봉, 러닝타임 108분.
[글 최재민(프리랜서)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