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리지 좀 마세요"...이송 중 구급대원 폭행사건 여전

작년부터 현재까지 경기도서 108건 발생…5년 이하 징역 등 처벌

↑ 사진=연합뉴스

"구급차 세워. 세우라고."

올해 설 연휴 마지막 날이던 지난 1월 24일 경기 부천시에서 119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옮겨지던 50대 A씨가 별안간 구급대원의 얼굴과 배 부위에 발길질했습니다.

그는 명절을 맞아 모처럼 만난 친구들과 가진 술자리에서 생긴 싸움으로 상처를 입어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이었습니다.

추석 연휴였던 지난해 9월 11일 시흥에서는 가족 모임에서 술을 마시다 넘어져 다친 30대 B씨가 이송 도중 갑자기 구급대원에게 주먹을 휘둘렀습니다.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B씨는 마찬가지로 소방 특사경에 입건돼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이들은 술기운에 횡설수설하다 범행을 저질렀고, 이후엔 범행 사실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처럼 이송 도중 구급차 안에서 구급대원들을 폭행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 (27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현재까지 경기도에서는 모두 108건의 구급대원 폭행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특히 이 가운데 63.9%인 69건은 명절과 주말, 공휴일 등에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구급대원 폭행이 대부분 음주 상태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술자리가 잦아지는 휴일에 사건이 집중된 것으로 보입니다.

경기소방은 임시공휴일을 포함해 올해 추석 연휴가 엿새간 이어지는 만큼 구급대원 폭행 사례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시민들에게 폭행 근절에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구급대원 폭행은 소방기본법과 119 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위반 사항으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또 지난해부터 구조구급 활동 방해에 대한 형법상 감경 규정에 관한 특례가 시행됨에 따라 음주나 약물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에서 저지른 폭행이더라도 감경 없이 처벌됩니다.

소방 관계자는 "구급대원 폭행은 범행 자체로 문제일 뿐 아니라 출동 공백을 초래해 응급환자에 대한 신속 대응을 어렵게 만든다"며 "올해 명절 연휴에는 소방공무원 폭행이 한 건도 발생하지 않도록 협조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서예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lanastasia776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