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로서 '이중주차 차량 밀려 사고 발생'…누구 책임?

↑ 광주 서부경찰서 / 사진=연합뉴스

아파트 주차장에 이중 주차된 차량이 경사로에 밀려 보행자가 치인 사고와 관련해 차량 소유주에 대한 처벌 여부에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오늘(24일)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18일 광주 서구 치평동 한 아파트 단지에서 경사로에 밀린 이중주차 차량에 보행자 2명이 치인 사건을 조사 중입니다.

해당 사건은 당초 교통사고로 교통조사계에 접수됐으나 기초 조사를 마친 경찰은 형사과에 사건을 배당했습니다.

현재까지 조사된 바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9시 36분쯤 광주 서구 치평동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이중 주차된 차량이 뒤로 밀려 경사진 도로에서 수 미터를 움직였습니다. 이 차량은 주차장과 맞물린 인도 경계석에 부딪혀 멈춰 섰고, 보행 중이던 A(35)씨와 그의 딸 B(2)양이 차량에 치였습니다. 바닥에 넘어져 타박상을 입은 이들은 소방 당국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경찰은 사이드 브레이크를 채우지 않은 차량 소유주 C씨에게 과실치상 혐의를 적용해 입건할 예정이었으나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또 다른 입주민 D씨가 C씨의 차량을 민 것으로 확인돼 입건하지 않고 사건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사고 발생 1시간 40분 전 C씨는 가로 막힌 자신의 차량을 빼내기 위해 D씨의 차량을 밀었고, 이에 따라 차량은 미세하게 경사진 도로 위에 주차됐습니다.

경찰은 대법원 판례를 통해 이들의 과실 유무 등을 살펴볼 계획이지만, 이 사건과 유사한 판례가 없어 입건 여부를 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사이드 브레이크를 채우지 않는 행위는 도로교통법 위반에 해당해 단순 과태료 부과 대상이다"며 "법리 검토를 거친 뒤 엄정하게 과실 유무, 책임 소재를 가려내겠다"고 말했습니다.

[박지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bakjy785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