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용 게임기(UMPC) 시장이 다시 화끈해지고 있다. PC 게임의 감동을 즐길 수 있는 휴대용 게임기들이 등장하며, 게이머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 이번 휴대용 게임기 열풍은 과거 품귀 현상까지 빚었던 닌텐도 스위치 때와는 달리 여러 브랜드에서 출시되고 있다. PC로 즐기던 고사양 게임을 휴대용 게임기로 즐기는 것이 가능해졌다.
휴대용 게임기가 잇따라 출시되는 배경에는 지난해 출시한 스팀덱이 있다. 스팀덱은 밸브의 PC 게임 플랫폼 스팀의 게임을 클라우드를 통해 즐길 수 있는 휴대용 게임기다. 고사양 PC게임을 어디서나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다. 스팀덱의 성공 이후 게이밍 기기 제조사 로지텍은 안드로이드 기반의 ‘지 클라우드’를, 레이저는 ‘엣지’를 선보인 바 있다.
하지만 PC 게임의 매력을 온전히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PC 게임의 특징은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고해상도 그래픽인데, 휴대용 게임기에서는 이를 완벽히 재현하지 못한 것이다. 스마트폰보다 무겁고 100만 원 가까운 비싼 가격도 허들로 꼽힌다. 무겁고 비싸지만 점차 성능이 향상되며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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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노버 리전 고 |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 ‘IFA 2023’에서 공개된 레노버의 ‘리전 고’는 윈도우 기반의 고사양 휴대용 게임기다. 휴대용 게임기에 최적화된 AMD 라이젠 Z1 익스트림 칩을 사용하며, 8.8인치 QHD+ 해상도의 144Hz 주사율을 갖춘 디스플레이와 16GB 메모리를 탑재해 게이밍 PC에 버금가는 성능을 보인다. FPS 모드에선 콘트롤러를 마우스처럼 사용할 수 있어 FPS 장르에서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기능 인라인 컨트롤러와 함께 고해상도 7.1 서라운드 사운드를 제공해 생생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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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이수스 로그 엘라이 |
지난 5월 에이수스가 국내 출시한 ‘로그 엘라이’는 외부 기기와 연결이 지원하는 호환성 높은 휴대용 게임기다. 최대 지포스 RTX 4090 GPU의 외장 그래픽과 연결하면 어떤 고사양의 게임도 원활하게 플레이할 수 있다. 7인치 120Hz FHD 해상도에 500니트의 밝기를 갖춰 야외에서도 자연스러운 게임이 가능하며, 윈도우 기반으로 스팀과 엑스박스 게임 패스 등 주요 게임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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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포털 |
콘솔 게임기의 강자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SIE)도 휴대용 게임기 시장에 진출한다. 플레이스테이션5에 설치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플레이스테이션 포털’은 8인치 FHD의 60Hz 주사율을 갖췄다. 하지만 다른 휴대용 게임기와 달리 PC기반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플레이스테이션5와 와이파이로 연결해 사용하는 기기다. 플레이스테이션5가 없으면 사용할 수 없는 것이 단점이지만, 다른 휴대용 게임기보다 월등히 저렴한 가격과 플레이스테이션5의 충성도 높은 게임이 장점으로 꼽힌다.
휴대용 게임기가 콘솔이나 PC와 동일한 수준의 환경을 당장 제공할 수는 없겠지만
, 휴대용 게임기가 제공하는 핵심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어디서나 고사양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일 테다. 공개되는 휴대용 게임기들의 사양이 점진적으로 올라가고 있는 지금, 휴대용 게임기 시장은 기대를 갖고 지켜봐도 될 것으로 보인다.
[글 조진혁(IT칼럼니스트) 사진 레노버, 에이수스, SIE]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98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