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 자연미가 절정에 달하는 가을날에 더욱 아름다운 곳. 그런 곳에서, 계절의 정취를 더욱 북돋아줄 음악축제가 펼쳐진다면 어떨까. 여기 가을과 음악이 어우러진 환상적인 뮤직투어가 있다.
금강소나무숲 숲속음악회와 울진 여행
↑ 울진 금강소나무숲
울진의 상징은 금강소나무숲이다. 울진에 직접 가보진 못했어도 멋진 소나무가 군락을 이룬 소나무숲 사진은 많이 보았을 법하다. 국가보존지역 울진 금강소나무숲은 아무나, 또 아무 때나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산림 보호를 위해 탐방 인원을 제한하고, 사전 예약을 거친 일정 인원에게만 탐방이 허락된다. 그래서 더욱 가보고 싶어지는 곳이 울진 금강소나무숲이다.
올가을 그곳에서 의미 있는 산림문화 축제가 펼쳐진다. 잘 가꿔 보존한 명품 숲을 잠깐이나마 국민들이 향유할 수 있도록 멋진 음악회와 함께 한시적으로 공개하는 것이다. 이 역시 산림자원의 보호를 위해 사전 신청을 받아 딱 500명의 관람객만 초청하는 숲속음악회다. 명품 자연과 같은 다양한 장르의 실력 있는 음악인들이 참여, 숲속음악회의 바이블로 통하는 ‘케니 로긴스의 레드우드숲 콘서트’가 절로 떠오를 만큼 멋진 음악회를 경험할 수 있다. 참여 신청은 산림휴양포털 ‘숲나들e’와 ‘금강소나무길안내센터’를 통해 할 수 있다.
↑ 금강소나무숲 숲속음악회
금강소나무숲 숲속음악회와 함께 소나무숲길 탐방을 병행하면 좋다. 명품 소나무의 풍광을 만끽할 수 있는 7개 구간의 소나무길 가운데 현재 4개 구간의 탐방이 이루어지고 있다. 요즘 울진 여행의 핫플로 통하는 죽변해안스카이레일이나 백암온천과 함께 즐겨도 좋다. info 위치 경북 울진군 금강송면 십이령로 527(금강소나무숲길 안내센터) / 금강소나무숲 숲속음악회 2023년 10월8일(일) 오후 6시
청량사 산사음악회와 봉화 여행
약 20년 전, 봉화는 오지 중의 오지로 꼽히는 곳이었고, 청량사 역시 별로 알려지지 않은 사찰이었다. 경천동지할 변화가 생긴 건 2001년 가을, 청량사 산사음악회가 열리면서부터다. 자그마한 사찰에서 펼쳐진 음악회에는 무려 7,000여 명의 관객들이 찾아왔다. 공연을 만든 사람들이나 사찰 관계자는 물론 봉화군과 인근의 영주시까지, 모두를 놀라게 한 사건이었다. 그렇게 20여 년이 흐르는 동안 오지로 꼽혔던 봉화는 최고의 가을 여행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무엇보다 청량사 산사음악회는 매년 가을을 손꼽아 기다릴 만큼 여행과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가을여행 버킷리스트로 꼽히고 있다.
↑ 청량사 산사음악회
올해도 청량사 산사음악회는 변함없이 펼쳐진다. 이번 음악회의 테마는 ‘불꽃의 노래’. 사랑과 평화, 이치현과 벗님들, 한영애 밴드 등 불꽃 같은 뮤지션들의 라이브 무대를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다.
산사음악회 구경과 더불어 고풍스런 청량사의 도량 곳곳을 돌아볼 것을 권한다. 거대한 절벽 병풍을 두르고 있는 응진전과 신라의 명필 김생이 10년간 글씨 공부를 하였다는 김생굴을 돌아보면 청량사의 또 다른 매력을 확인할 수 있다. 청량산 최고봉인 자소봉과 장인봉을 연결하는 하늘다리에 올라서면 백두대간의 웅장한 능선도 마주할 수 있다.
↑ 청량사
info위치 경북 봉화군 명호면 청량산길 199-152 / 청량사 산사음악회 2023년 10월7일(토) 오후 7시
[글 이상호(여행작가) 사진 이상호, 봉화군청봉화·울진 음악여행]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98호(23.9.26)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