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대신 '러북'…대통령실 "北 뭘 해도 앞자리? 있을 수 없어"

"딱 정해놓은 순서는 없어…진정한 협력 여부가 일차적 기준"

↑ 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현지 시각 20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8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사진 = 공동취재

윤석열 대통령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북러'가 아닌 '러시아와 북한' 순으로 지칭한 것과 관련, 대통령실은 "민족 공조라 해서 북한이 어떤 짓을 해도 맨 앞자리에 불러줘야 한다는 건 우리 정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 밝혔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현지 시각 20일 미국 뉴욕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이 '러북 순서가 한일중과 같은 고려가 있었는지'를 묻자 "얼마나 법치, 인권 가치에 대해서 협력하고 한국과 진정으로 협력하느냐가 일차적인 기준이고, 그다음에 주변 4강의 그동안 동맹 역사에 따라 부르는 것"이라 답했습니다.

이어 "러시아와 북한에 대해 우리 정부가 딱 정해놓은 순서나 원칙은 없다"며 "그러나 현 상황에서 북한이 러시아와 협력하며 우리에게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는 현상을 설명하는 단락이어서 북한이 뒷자리에 온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러시아와 북한 군사 거래는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안보와 평화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도발이 될 것"이라 말했습니다. 이는 통상 정부 발표나 언론 보도 등에서 두 국가를 '북한-러시아' 순으로 표현한 것과 달라진 것입니다.

아울러 관계자는 기조연설에서 중국이 언급되지 않은 점에 대해 "15분 분량의 연설에 너무 많은 메시지를 발설할 수 없다"며 "중국에 편의를 봐주거나 다른 정치적 목적이 있어서 제외한 건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러면서 한덕수 국무총리가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회식에 직접 참석하는 점을 강조하며 "중국과는 여러모로 안보 문제와 관계없이 필요한 소통과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고 입장을 전했습니다.

[정다빈 디지털뉴스 기자 chung.dabi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