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에게 '세제 물' 준 도쿄 식당…외교부 "신속·공정 수사 요청"

한국 손님에 표백용 세제물 제공
"직원 착오" vs "혐한 감정"
외교부, 즉시 현지 관할 경찰서에 연락

↑ 한국인 손님에게 세제를 탄 물을 제공한 일본 도쿄의 한 식당. / 사진 = JTBC 보도화면 캡처

일본 도쿄 시내에 위치한 한 고급 식당에서 한국인 손님에게 표백용 세제가 섞인 물을 제공해 논란이 된 가운데, 외교부가 현지 경찰에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요청했습니다.

어제(19일) 외교부 당국자는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일본에서 우리 국민이 표백제가 들어간 물을 마시고 입원한 사건이 있었다"며 "그런 내용을 전달받은 즉시 관할 경찰서에 연락을 취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JTBC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도쿄 번화가의 한 고급 식당에서 한국인 여성 A 씨가 표백제가 섞인 물을 마신 뒤 구토를 하고 결국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당시 A씨는 여성 직원이 가져다 준 물을 마신 뒤 이상한 냄새를 느껴 물을 가져다준 직원과 점장에게 "물이 이상하다"고 말했지만, 별 반응은 없었다고 합니다.

이후 A 씨가 인후통을 호소하자 직원은 A 씨에게 줬던 물을 말없이 버리려고 했고, A 씨는 물병을 빼앗아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A 씨의 남편이 직접 해당 식당 주방에 가서 여성 직원에게 따지자, 직원은 설거지통 옆에 있던 스테인리스 물병에 든 표백 세제를 물컵에 넣은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논란이 되자 식당 측은 "직원의 착오로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식기를 닦을 때 쓰기 위해 표백제를 희석해 물병에 담아두는데 직원이 일반 물병과 착각해 그 물을 컵에 부어 갖다줬다는 게 식당 측 설명입니다.

식당은 사과문을 내고 "식중독에 걸린 고객과 가족에게 큰 고통과 불편함을 끼쳐 사과드린다. 재발 방지를 위해 위생과 관련된 모든 작업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사진 = JTBC 보도화면 캡처

A 씨 측은 해당 식당이 '혐한' 감정으로 고의로 범행한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A 씨는 JTBC와의 인터뷰에서 "이 식당은 고급 레스토랑이어서 (손님이 오면) 의자를 다 빼주는데, 나는 빼주지 않았다. 생김새나 말하는 억양에서 내가 한국인인 걸 알았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주방에는 일반 물병과 표백제 물이 담긴 주전자가 구분돼 있어 혼동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해당 식당은 이번 사건으로 4일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현지 경찰이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하겠다고 언급했다. 다만 사건의 구체 내용을 공유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해당 식당은 4일간 영업 정지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전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