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가해자의 엄벌 촉구
피해자의 사촌언니, "스토킹 피해자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 요구"
↑ 유족이 공개한 이은총 씨와 가해자의 생전 메신저 대화내역/사진=온라인 커뮤니티 |
전 여자친구의 집 앞에서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고 그의 모친까지 다치게 한 30대 스토킹범이 재판부에 3~4일 간격으로 반성문을 제출하며 선처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천지법은 지난달 11일 살인과 스토킹범죄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30대 남성 A씨가 지난 한 달 사이 5차례에 걸쳐 재판부에 반성문을 제출했다고 오늘(13일) 밝혔습니다.
A씨는 기소된지 2주만인 지난달 25일 처음으로 반성문을 냈고 이후 3~4일 간격으로 제출해 온 것입니다.
법조계에서는 가해자가 지속적으로 반성문을 쓰는 것을 '형량 줄이기 꼼수'로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가해자의 계속된 반성문 제출과 별개로 피해자 유족 측은 숨진 피해자의 얼굴과 실명까지 공개하며 가해자의 엄벌을 촉구하는 엄벌 촉구 탄원서를 올렸습니다.
지난달 17일 오전 5시 54분쯤 A씨는 인천 남동구 논현동 한 아파트 복도에서 전 여자친구인 30대 여성 이 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A씨는 살려달라는 이 씨의 목소리를 듣고 뛰쳐나와 범행을 말리던 이 씨 어머니에게도 흉기를 휘둘렀고 양손을 크게 다치게 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유족 측은 "이후 손녀가 나오려고 하자 (이 씨의 어머니가) 손녀를 보호하는 사이 은총이가 찔렸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이 씨가 흉기에 찔리자, A씨 자신도 옆에 누워 스스로 배를 찌르곤 나란히 누워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이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씨는 2021년 운동 동호회에서 이 씨를 처음 만난 뒤 같은 직장에서 근무하며 사귀던 중 집착이 심해졌고, 이별을 통보받자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앞서 A씨는 지난 6월 이 씨에 대한 스토킹 혐의로 경찰에 현행범 체포됐고, 지난 7월에는 법원의 2·3호 잠정조치(접근금지·통신제한) 명령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 씨의 사촌언니라고 밝힌 유족 B씨는 지난 8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당시 카카오톡 대화 내용과 사건 상황 등을 올리며 스토킹 피해자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B씨는 "동생이 세상을 떠난 이후 알게 된 건 경찰이 찾아온 7월 13일부터 17일까지 가해자가 접근금지명령을 어긴 채 집앞에서 은총이를 지켜보고 있었다는 사실이었다"라고 적었습니다.
또한 "수차례 경찰에 신고했지만 지금 9월 첫 재판을 앞두고 보복살인이 아니라는 얘기를 전해들었다. 스토킹 신고로 인해 화가 나서 죽였다는 동기가 파악되지 않아서라고 한다. 한 달이 지나도록 자극할까봐 연락조차 하지 않았던 동생이다. 그러면 도대체 어떤 이유에서 가해자는 제 동생을 죽인건가"라며 울분을 토했습니다.
아울러 B씨는 경찰이 내놓았던 대책에 대해 지적했습니다.
B씨는 "은총이가 죽은 7월에서야 스토킹 범죄는 반의사불벌죄가 되었다. 그럼 이제는 안전해지는 걸까? 접근금지명령도 형식에 불과하고 연락이나 SNS를 안한다고 끝날 문제인가, 스마트워치는 재고가 부족하고 심지어 사고
앞서 경찰은 형법상 살인죄보다 형량이 무거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죄를 A씨에게 적용할지 검토했으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해 살인 혐의를 유지한 바 있습니다.
[장나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likeapetalny@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