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유산위 "장릉 뷰 아파트 우려"…"공동 실사" 요청

위원회, "보편적 가치에 부정적 영향"
"내년 2월까지 상황 보고서 제출 요청" … 재발 방지 위한 법 개정 추진 중

↑ 김포 장릉 조망 가린 신축 아파트 단지. / 사진 = 연합뉴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김포 장릉(章陵) 앞에 세워진 대규모 고층 아파트와 관련해 공동 실사를 요청할 것으로 보입니다.

위원회는 당국의 허가 없이 지어져 논란이 일었던 이른바 '왕릉 뷰 아파트'가 세계유산의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11일) 세계유산위원회는 공식 누리집을 통해 이번 달 10~25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제45차 회의에서 다루게 될 문화유산 보존 의제 가운데 '조선왕릉'에 대한 결정문 초안을 공개했습니다.

위원회는 김포 장릉 문제와 관련해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를 뒷받침하는 풍수가 (아파트 건설로 인해)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 우려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포 장릉은 조선 신조의 5번째 아들이자 인조의 아버지인 원종(1580~1619)과 그의 부인 인헌왕후(1578~1626)를 모신 무덤입니다.

2009년 세계유산에 등재된 '조선왕릉' 40기 중 하나지만, 풍수지리상 중요한 계양산을 가리는 아파트 공사가 문화재청의 허가 없이 이뤄졌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문제가 됐습니다.

문화재청은 아파트 44개 동 가운데 보존지역에 포함되는 19개 동이 심의받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건설사들이 행정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항변해 행정 소송에 나선 상황입니다.

위원회는 자문단의 권고 사항 이행을 촉구하며 세계유산의 각 구성요소에 대한 전면적 검토와 지역사회가 참여하는 자문위원회 구성 등을 주문했습니다.

또한 세계유산센터,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이코모스), 국제문화재보존복구연구센터(이크롬)로 구성된 모니터링 공동 실사단 초청과 권고 사항에 대한 이행 여부를 정리한 업데이트 보고서를 내년 2월 1일까지 제출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 지난해 입주한 김포 장릉 앞 아파트 모습./ 사진 = 연합뉴스

위원회는 별도 논의 없이 결정문 내용을 확정하고 우리 정부에 전달할 계획입니다.

문화재청은 위원회 측과 의견을 주고받으며 보존 상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이번 해 초 자문단이 한 차례 상황을 살펴본 만큼 공동 실사단 초청 문제는 다시 논의할 계획입니다.

한편 문화재청은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세계유산 보호 체계를 정립하는 데 꼭 필요한 '세계유산 영향평가' 제도 도입과 이를 위한 제도 개정을 마무리할 방침입니다.

[강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sugykka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