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송금 의혹' 이재명 11시간 만에 귀가…"정치 검찰에 연민"

"취지 반영 안 된 부분 많았다"…조서에 서명 없이 열람 중단
검찰 "장황한 답변으로 조사 차질"…12일에 종결 예정

↑ 대북송금 의혹으로 조사받고 귀가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 사진 = 연합뉴스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혐의에 연루돼 검찰 소환조사를 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시간 만에 귀가했습니다.

이재명 대표는 오늘(9일) 밤 9시 43분쯤 조사를 마치고 수원지검을 나서며 "예상했던 증거는 단 하나도 제시받지 못했다"며 "범죄를 조작해보겠다는 정치 검찰에 연민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검찰 권력을 사유화해 정적을 제거하는 행태는 반드시 청산돼야 할 악습"이라며 "국민들의 민생 문제에 더 나은 대안을 만들어 내는 것이 정부와 대통령이 할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검찰이 나머지 조사를 위해 오는 12일 재출석하라고 통보한 것에 대해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할 수 밖에 없는 패자아니겠냐"며 "날짜를 협의해 다섯번째든 여섯번째든 나가겠다"라고도 밝혔습니다.

오후 7시 정도부터 조서 열람을 시작했는데, 조서 120쪽 중 40쪽 분량만 확인한 뒤 조서에 서명하지 않고 2시간 40여분 만에 열람을 중단했습니다.

이에 대해 조사에 입회한 박균택 변호사는 "이 대표의 취지가 반영 안 되는 부분이 많다 보니 열람하는 의미가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박 변호사는 "이 대표가 검찰에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상대할 사람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며 "이용당하는 것을 경계했고 접근을 허락하지도 않았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또한 '이 대표와 김 전 회장이 서로 통화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전혀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이 대표는 오전 10시 30분부터 쌍방울 그룹의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해 제3자 뇌물 혐의 피의자 조사를 받았는데, 도중에 건강 문제를 호소했고 조사는 약 8시간 만인 오후 6시 40분에 중단됐습니다.

한편, 수원지검은 "이 대표는 조사 내내 구체적 진술을 거부한채 진술서로 갈음한다거나 질문과 무관한 반복적이고 장황한 답변 등으로 일관하면서 조사에 협조하지 않아 조사에 차질을 빚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조서 열람 도중 자신의 진술이 누락됐다고 억지를 부리고, 어느 부분이 누락됐는지는 대답도 하지 않은 채 조서에 서명날인도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퇴실했다"며 오는 12일에 나머지 피의자 조사를 끝내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홍지호 기자 jihohong10@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