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로 ‘유대하늘다람쥐’라 부르는 슈가 글라이더(Sugar Glider)는 몸무게 100~150g, 몸길이 14~18㎝의 소형 동물이다. 이름대로 단것을 선호하고 날아다니는 특성이 있으며, 귀여운 외모에 친밀한 교류가 가능해 반려동물로 인기가 있다. 슈가 글라이더 입양 전 고려할 사항을 알아보자.
↑ (사진 언스플래시)
특유의 냄새를 견딜 수 있다면
작은 체구에 크고 똘망한 눈, 날개를 쫙 펴고 날아와 손에 착 내려앉는 모습은 슈가 글라이더의 최고 매력이다. 하지만 좋은 점만 있지 않은 것이 반려생활의 정석. 슈가 글라이더 반려인들에게 양육의 애환을 물으면 첫째 가는 어려움으로 ‘냄새’를 꼽는다. 특히 수컷의 경우 머리와 가슴께에 악취를 풍기는 분비물을 내보내는 취선이 있다. 본디 이 분비물은 영역을 표시하고 무리에 묻혀 서로를 확인하는 용도지만, 집에서 키울 때는 크게 사용할 일이 없어 계속 쌓이고 시간이 지나면서 냄새가 독해진다. 발정기에는 강도가 한층 심해진다. 냄새 관리가 필수인 이유다.
슈가 글라이더는 물을 싫어하기도 하고 목욕 중 귀에 물이 들어가면 쉽게 염증이 생길 수 있다. 티슈에 물을 적셔 몸을 닦아 주거나, 소형 동물 전용으로 나온 거품 목욕제로 물 없이 씻기는 것이 좋다. 또 포치(은신처 역할의 주머니)는 자주 교체하고 유목은 한 달에 한 번씩 뜨거운 물에 소독한 뒤 일광 소독한다. 손이 많이 가지만 청소를 자주 하면 냄새를 줄일 수는 있다.
뼈 건강 세심히 관리해야
슈가 글라이더는 주로 야채와 과일을 먹고 약간의 단백질을 섭취한다. 그밖에 반드시 챙겨 먹여야 하는 것이 칼슘제다. 뼈 기형을 유발하는 대사성골질환(MBD) 유발률이 높기 때문이다. 대사성골질환은 뼈의 기형을 부르고 골밀도를 떨어뜨린다. 슈가 글라이더가 갑자기 하반신을 제대로 못 쓰거나 움직임이 적어졌다면, 대사성골질환일 가능성이 크다. 거기다 날아다니는 특성 때문에 착지할 때 골절 사고 발생 위험도 있는 만큼 평소 뼈 건강을 잘 체크하고, 가능한 6개월에 한 번씩 검진을 통해 문제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대사성골질환은 초기 단계에는 증상이 거의 없어 간과했다가 꽤 심각해진 단계에서야 발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핸들링할 때도 주의를 요한다. 꼬리뼈가 쉽게 빠지기 때문에 절대로 꼬리 부분을 무리하게 잡거나 당기지 말고 머리 쪽으로 손을 넣어 들어올려야 한다.
야행성 반려인에 더욱 적합
야생에서 슈가 글라이더는 무리를 지어 생활하므로 혼자 두면 외로움을 곧잘 탄다. 이로 인해 우울증이나 스트레스가 생기고 급기야 수명이 단축되기도 한다. 해서 대개 암수 한 쌍 또는 여러 개체를 함께 키운다. 당연히 반려인과의 정기적인 교류도 필순데, 문제는 슈가 글라이더가 야행성이라는 점이다. 낮에는 포치에 들어가 잠을 자고 저녁부터 활동을 시작해 밤부터 새벽까지 가장 활발히 움직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반려인 역시 저녁이나 밤에 핸들링을 하게 되는데, 귀가가 늦거나 저녁 이후로 여유가 없다면 슈가 글라이더를 반려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새벽까지 달그락거리며 놀고 간간이 짓기도 하므로 소리에 예민한 반려인이라면 수면 장애를 겪을 수 있다.
슈가 글라이더는 작은 체구에 비해 활동성이 크고 활동 반경도 넓다. 때문에 슈가 글라이더와 놀아 줄 때는 자유롭게 풀어 주되 부상을 입거
나 안전한 공간 밖으로 탈출하지 않도록 계속해서 지켜봐야 한다. 특히 물어뜯으며 놀기를 좋아해 전선 같은 위험한 물건을 가까이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한마디로 ‘한밤중에 매의 눈으로 깨어 있기’를 각오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글 이경혜(프리랜서, 댕댕이 수리 맘) 사진 언스플래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96호(23.9.12)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