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에 취한 채 롤스로이스 운전대를 잡아 인도를 걷던 20대 여성을 들이받은 운전자가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사고 당시 현장을 떠났던 이 남성은 피해자를 구조하기 위해서라고 말도 안되는 주장을 폈는데, 알고 보니 약물을 투약한 병원을 찾아 말 맞추기를 시도한 사실이 검찰 조사 결과 확인됐습니다.
백길종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달 2일 저녁, 서울 강남 압구정역 앞에서 20대 여성을 들이받은 운전자 신 모 씨.
▶ 인터뷰 : 신 모 씨 / 피의자 (지난달 18일)
- "(피해자와 가족들께 하실 말씀 없으신가요?) 진심으로 사죄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신 씨의 사고 당일 모습이 추가로 공개됐습니다.
행인들이 롤스로이스 차량과 건물 벽면에 끼인 피해자를 구조하려 애쓰는 반면, 신 씨는 별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119 구조대도 도착하지만, 신 씨는 이를 보고도 유유히 현장을 떠납니다.
3분 만에 돌아와 경찰에 붙잡힌 신 씨는 줄곧 자신이 치료받은 병원에 피해자 구조를 요청하기 위해 다녀왔다고 주장해왔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약물 투약으로 인한 위험운전치상 외에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이른바 뺑소니 혐의를 적용해 신 씨를 재판에 넘겼습니다.
사고를 낸 뒤 구호하려는 조치가 없었다고 본 겁니다.
신 씨 주거지와 휴대전화 등을 압수수색한 서울중앙지검은 "병원 측과 약물투약 관련 말 맞추기 시도를 위해 사고현장을 이탈한 게 맞다"고 밝혔습니다.
병원 결제내역 조작, 휴대전화 폐기 등 증거인멸 정황이 확인됐다는 겁니다.
검찰은 신 씨가 '조폭 또래모임'에 연루됐다는 의혹과 의료기관에서 상습적으로 마약류를 투약한 의혹에 대해서 추가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입니다.
MBN뉴스 백길종입니다. [100road@mbn.co.kr]
영상편집 : 오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