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기억연대 등 시민단체 반발로 무산됐던 서울 남산의 '기억의 터' 위안부 피해자 추모 조형물이 하루 만에 결국 철거했습니다.
성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임옥상 작가가 조형물 제작에 참여한 것이 이유인데, 오세훈 시장은 철거 반대에 "시민단체는 죽었다"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혁재 기자입니다
【 기자 】
해가 뜨기 전 어둑한 서울 남산의 기억의 터.
굴삭기가 안내판부터 들어내기 시작합니다.
서울시가 위안부 피해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만든 기억의 터의 조형물을 강제 철거에 나선 겁니다.
조형물 제작에 참여한 임옥상 작가가 성범죄 혐의로 지난달 유죄판결을 받으면서 논란이 됐기 때문입니다.
당초 어제(4일) 오전 철거를 진행하려 했지만, 정의연 등 시민단체 반발로 철거작업이 한 차례 중단됐습니다.
▶ 인터뷰 : 김민문정 /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 "기억의 터는 과거의 성폭력 역사만이 아니라 현재의 성폭력 역사도 반드시 기록하고 기억하고…."
서울시는 지난달 두차례 여론조사로 철거에 대한 시민 동의를 얻고 과거 기억의 터 조성을 추진했던 단체와 논의를 마쳤다고 설명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자신의 SNS에 "성추행을 인정한 작가의 작품 철거를 막아섰다"며 시민단체를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기억의 터 조형물 설치에 일반 시민들의 참여도 많았던 만큼 철거 이전에 숙의가 없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 인터뷰(☎) : 최영희 / 기억의 터 전 추진위원장
- "어떻게 하면 임 작가의 그 문제도 지적할 수 있고 건설적으로 할 수 있는 그런 대화를 하자…. 한참 있다가 다시 오기를 (서울시는) 철거한다."
임 작가의 또다른 조형물을 소유한 전태일 재단에서는 숙의위원회에 해당 조형물을 철거하는 것이 옳은지 의견을 묻고 수용하겠단 방침을 세웠습니다.
MBN뉴스 이혁재입니다. [yzpotato@mbn.co.kr]
영상취재: 이권열 기자·조영민 기자·김민승 VJ·황주연 V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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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박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