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 내 고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를 두고 중국 언론에서 비판 보도가 나오자,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이라며 발끈하고 나섰습니다.
이어 "내정간섭을 받을 이유가 없다"며 "훈수는 사양한다"고 밝혔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일주일 만에 다시 입장을 내고 대통령실이 나서서 이전 계획을 철회하라고 압박했습니다.
원중희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달 30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환구시보의 보도입니다.
"누가 항일지사를 고의로 방치하는가"라는 제목 아래 고 홍범도 장군의 흉상 이전 소식을 전하며 "한국에서 큰 불만이 터져나왔다"고 썼습니다.
"흉상이 옮겨진 뒤 친일장군 백선엽 흉상으로 대체될 거라는 보도에 더욱 분노하고 있다"는 내용도 이어졌습니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SNS에 해당 보도를 인용하며 "부용치훼라는 표현을 돌려 드린다"고 밝혔습니다.
부용치훼는 상대방의 간섭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표현으로, 주로 중국 외교 당국이 상대방을 비판할 때 쓰는 용어입니다.
박 장관은 "타국에 대한 도 넘는 참견"이라며, "외교 관계상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에 유의해달라"고 경고했습니다.
지난달 27일 흉상 이전 추진 소식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도 일주일 만에 다시 입을 열었습니다.
문 전 대통령은 "흉상 철거 계획을 철회하여 역사와 선열에 부끄럽지 않게 해달라"며 "대통령실이 나서서 논란을 정리하는 게 옳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대통령실은 "국방부와 육사의 결정을 지켜봐 달라"며 직접 대응을 피했습니다.
MBN뉴스 원중희입니다. [ june12@mbn.co.kr ]
영상편집 : 오광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