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지난 2월 인천의 한 초등학교 5학년생이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었죠.
경찰 수사 결과 아이의 새엄마가 1년 가까이 지속적으로 학대한 끝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친아빠도 일부 학대에 가담했는데요.
검찰은 새엄마에게 사형을, 친아빠에겐 징역 10년을 구형했는데 오늘 법원이 이보다 훨씬 낮은 형을 선고했습니다.
왜 그랬는지 노승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2월 한 남성이 "아들이 숨을 안 쉰다"며 구급차를 불렀습니다.
함께 사는 아이의 새엄마가 지난해 4월부터 1년 가까이 모진 학대를 가해 아이가 숨진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습니다.
친아빠도 학대에 가담했고 새엄마를 말리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새엄마(지난 2월)
-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 없으십니까?"
- "……."
검찰은 새엄마를 아동학대 살해 혐의로 기소하고 최근 결심공판에서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습니다.
장기간 입에 담지 못할 잔혹한 방법으로 아이에게 상해를 입힌 점으로 볼 때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본 겁니다.
하지만 법원은 살인 혐의는 인정할 수 없다고 봤습니다.
인천지법 형사 15부는 1심 선고공판에서 "학대가 지속적이었지만 새엄마가 아이의 사망을 예측하고 한 행동으로 보긴 어렵다"며 죄명을 아동학대치사로 바꿔 징역 17년 형을 선고했습니다.
친아빠에게도 역시 구형량의 3분의 1 수준인 징역 3년을 선고했습니다.
법정에 온 아이의 친엄마는 울분을 토했습니다.
▶ 인터뷰 : 피해 아이 친엄마
- "(피의자가) 평생을 (교도소에) 살아도 제 아들의 고통을 대신할 수 없잖아요. 어떻게 저런 판결이 나올 수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법정에는 친엄마의 지인과 아동인권 모임 회원들이 참석해 재판부의 선고에 항의하며 고성을 질러 한때 재판이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MBN뉴스 노승환입니다.[todif77@mbn.co.kr]
영상취재 : 김 원 기자
영상편집 : 유수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