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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해 무릉계곡 |
신선이 노닐던 곳, ‘무릉’이 거기 있었네
여름휴가가 절정에 달할 때 어딜 여행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는데 이번 여행은 ‘7말8초’에 딱 맞춰, 그것도 인파가 몰리는 동해안으로 정했다. 이유는 있었다. ‘한국의 무릉도원’이라 불리는 동해 무릉계곡에서 ‘자연 음악회’가 열린다는 것 때문. 이번 무릉계곡에서의 음악회는 그 옛날 수많은 시인 묵객들이 노닐던 ‘무릉반석’을 무대 삼아 펼쳐진다니 그보다 더 매력적인 공연이 있을까 싶다.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공연을 감상하는 풍경이 연신 스쳐갔다. 길에서 시간을 허비하지 않으려면 결국 새벽에 길을 나서는 수밖에.
녹음이 짙게 우거진 무릉계곡 초입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10시. 목적지까지 꼬박 5시간 이상 걸린 셈이다. 최고의 여름 피서지답게 무릉계곡 주차장은 차들로 가득했다. 무릉계곡 자연음악회가 펼쳐지는 시간은 저녁 7시 반이니, 그 전에 이른 점심을 챙긴다. 공기부터 다른 무릉계곡에서의 식사는 산채비빔밥이 제격. 손맛 좋을 것 같은 집을 골라 들어선다. “등산하러 왔어요?”, “어디까지 가시려고?” 등산복을 제대로 갖춰 입지 않아서인지 주인아주머니의 질문이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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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릉계곡 초입. 많은 인파가 보인다. |
“네…베틀바위로 해서 용추폭포까지 갈까 하는데…올라갔다 와서 음악회를 볼 거거든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다시 묻는다. “산은 좀 타?” “아니요. 몇 달에 한 번.” “에이, 그럼 어려워. 제대로 걸으려면 여섯 시간도 더 걸리고” “그럼 어떻게…” 음악회를 보기 전에 두타산 베틀바위로 해서 청옥산 용추폭포까지, 두루 돌아 내려오려던 ‘촘촘한 계획’은 ‘무모한 계획’으로 결론이 났고, 결국 그녀의 조언대로 관리사무소에서 베틀바위, 다시 관리사무소에서 용추폭포까지로 계획을 수정했다. 각각 왕복 3시간 정도 걸리는 코스로 부지런히 다녀오면 음악회 시간에 딱 맞출 수 있는 일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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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릉계곡의 수려한 모습 |
무릉계곡은 깊고 수려한 두타산과 청옥산 사이를 거침없이 흐르는 4km의 계곡과 그 주변의 기암괴석들이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 조선시대 삼척부사를 지낸 김효원이 “가히 무릉도원에 견줄 만한 경치”라 하여 ‘무릉계곡’이라 이름 붙였다고 전해진다. 공기부터 다른 무릉계곡 초입에는 족히 수백 명은 함께 앉을 수 있을 거대한 반석이 눈길을 끈다. 김홍도를 비롯 김시습, 양사언 등 수많은 시인 묵객들이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고 풍류를 즐겼던 ‘무릉반석’이다. 널찍한 반석 위에는 수많은 석각이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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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릉계곡에 있는 석각들[사진=이상호] |
아름다운 무릉계를 칭송하거나, 20세기 초 일제에 항거했던 유림 조직 금란계처럼 계원의 이름을 하나하나 새겨놓았다. 석각은 하나 같이 명필가의 솜씨로 빼어나다. 세월이 흘러 반석 위에 서 있는 사람들이 바뀌었지만 마치 김홍도의 ‘금강사군첩무릉계’가 눈앞에 펼쳐지듯 하다. 무릉반석 위쪽으로 천년 고찰 삼화사가 고풍스런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삼화사 일주문에는 금란(禁亂)이란 방이 붙었다. 국가무형문화재인 삼화사 수륙재가 펼쳐지기 100일 전부터 경내를 청정히 한다는 의미다. 일주문 앞에서 발길을 돌린다. 두타산의 비경인 베틀바위를 먼저 보기 위해서다.
별천지 무릉의 제일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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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틀바위 |
무릉계곡 초입, 삼화사 일주문을 저만치 두고 베틀바위 산성길이 시작된다. 시작 지점부터 가파른 오르막이다. 베틀바위 전망대까지의 거리는 1.5km인데 그곳까지 가는 시간만 1시간 30분가량 걸린다니 범상치 않은 코스다. 100m, 200m, 300m… 이제 겨우 10분의 1밖에 오르지 못했는데 숨이 턱밑까지 차오르고 온몸은 땀으로 흥건해진다. 이렇게 해서 과연 베틀바위 전망대까지 오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만큼 혹독한 산길이다. 식당 주인아주머니의 “산은 좀 타?”라는 말이 절로 떠올랐다.
얼마나 멋진 비경을 숨기고 있기에 가는 길을 이토록 험하게 만들어 놓았을까. 베틀바위 전망대까지 가는 길은 후회 반 기대 반이 시종일관 뒤섞이는 험로였다. 다행인 것은 고도가 높아질수록 예상치 못한 멋진 풍광이 나타난다는 것. 말로만 듣던 두타산의 아름다움을 확인해가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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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륵바위는 보는 각도에 따라 부엉이와 선비로도 보인다. |
숯가마터를 지나 더 오르면 회양목군락지가 나오고 조금만 더 가면 마침내 베틀바위 전망대가 모습을 드러낸다. 베틀바위를 보기 위한 전망대지만 그 자체가 비경이다. 어쩌면 베틀바위 전망대를 보기 위한 또 하나의 전망대를 만들어야 할 만큼 아름다운 자태다. 머리 위로는 어마어마한 암벽, 그 위로 미륵바위가 있다. 수직에 가까운 계단을 만나게 되면 전망대 바로 턱밑이다. 젖 먹던 힘을 다해 수직 계단을 오르면 베틀바위 전망대에 서게 되고 눈앞으로는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황홀한 풍경이 펼쳐진다.
베틀바위는 날카롭게 쪼개진 바위기둥이 줄지어 능선을 이루고 있다. 그 모습이 베틀을 닮았다 해서 베틀바위라고 이름 지었다고 하지만, 먼 옛날 선녀가 인간세상으로 내려왔다가 비단 세 필을 짜고서야 다시 하늘로 올라갔다는 전설이 깃들어 있는 곳이다. ‘한국의 장가계’, ‘동해의 소금강’, ‘베틀릿지’ 같은 찬사를 받는 베틀바위와 미륵바위에 눈을 두면 일상의 고단함은 단박에 사라져버린다. ‘바위멍’ 만으로 힐링을 느낄 수 있다니, 무릉은 바로 그곳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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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틀바위 |
시간과 체력이 허락한다면 베틀바위에서 미륵바위 그리고 두타산성과 두타산의 협곡인 마천루를 거쳐 용추폭포와 쌍폭포까지 보고 오는 게 최고의 루트다. 하지만 베틀바위에서 마천루까지는 한 시간 이상 더 걸어야 하고, 길 또한 만만치가 않다. 용추폭포까지 가장 쉽게 다녀오는 길은 관리사무소에서 시작되는 용오름길이다. 2.6km, 오르는 데만 1시간이다. 가는 길은 완만한 산길과 약간의 오르막 정도. 베틀바위 전망대까지 가는 길에 비해 얌전한 길로. 삼화사를 지나 학소대까지 가는 편안한 숲속 산책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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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용추폭포 가는 숲길 (우)흔치않은 3단 폭포인 용추폭포 |
얼레지쉼터를 지나면서 길은 가팔라지고 어마어마한 크기의 바위와 계곡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군데군데 물웅덩이가 만들어진 곳에서는 계곡 피서를 즐기는 여행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다. 갑자기 물소리가 커지는가 하더니 거짓말처럼 폭포가 눈앞에 나타난다. 쌍폭포다. 말 그대로 양쪽에서 쏟아지는 폭포로 아름다움 또한 두 배다. 쌍폭포는 두타산 쪽에서 내려온 박달폭포와 청옥산에서 내려온 옥류폭포가 만나는 곳이다. 20여m 높이에서 떨어지는 두 폭포는 비경이다. 한 폭포는 층층이 쌓인 바위에 부딪혀 부서지고 또 다른 하나의 폭포는 수직으로 시원한 물줄기를 쏟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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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타산에서 내려오는 쌍폭포의 왼쪽 박달폭포와 청옥산에서 내려오는 쌍폭포의 오른쪽 옥류폭포 |
쌍폭포 바로 위에 용추폭포가 있다. 먼발치에서 볼 때보다 규모가 크고 검은빛을 띤 물웅덩이는 깊이를 가늠하기 어렵다.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3단 폭포로 마치 용이 꿈틀거리며 승천하는 듯한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용추라 이름 붙였다. ‘용추(龍湫)’! 아닌 게 아니라 하얀 물기둥이 아래로 떨어지는 게 아니라 하늘로 솟구쳐 오르는 듯한 느낌이다.
절벽 사이로 굽이쳐 흐르는 용추폭포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용이 머문다는 연못인 하단 용소부터 상단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하단 옆으로 난 가파른 계단을 타고 상단까지 올라가면서 보는 폭포는 보는 지점에 따라 제각기 다른 아름다움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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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추폭포에 새겨진 석각 |
천년고찰 삼화사와 무릉계곡 자연음악회
용추폭포까지 올라갔던 길을 거슬러 삼화사로 내려온다. 무릉계곡의 한가운데 천년고찰 삼화사는 신라 말 창건된 사찰이다. 신라 선덕여왕 12년(643)에 자장율사가 월정사 말사로 터를 잡아 ‘흑련대’라 불렀다는 얘기도 있고, 통일신라 흥덕왕 4년(829)에 창건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지금의 이름인 삼화사는 고려 왕건이 삼국을 화합하고자 바꿨다고 전해진다. 화합의 상징이었던 삼화사는 안타깝게도 일제강점기를 비롯 역사의 고비마다 소실과 중창을 거듭해 온 사연 많은 절이다. 그런 연유로 보물로 지정된 삼층석탑과 철조노사나불좌상을 제외하면 천년 고찰다운 고풍스런 모습을 발견하긴 어렵다. 다만 뒤로는 두타산과 청옥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고 앞으로는 무릉계곡을 품고 있는, 명당의 입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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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화사 대웅전과 보물인 삼층석탑 |
현재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삼화사 삼층석탑’(보물 제1277호)과 ‘철조노사나불좌상’(보물 제1292호) 등 보물을 두 점이나 보유하고 있다. 삼화사 삼층석탑은 대웅전 앞에서 고고한 자태로 여행자를 맞이한다. 적광전에 봉안된 철조노사나불좌상은 특별하다. 국내에 흔치 않은 철불로 상반신만 남았을 정도로 심하게 파손됐으나 1997년에 원형대로 복원되어 특유의 온화한 미소로 중생들에게 영원불변의 진리를 설파하고 있다.
삼화사의 이름이 세상에 회자되는 건 매년 10월 이곳에서 봉행되는 국가무형문화재 국행수륙대재 때문이다. 국행수륙대재는 태조 이성계가 건국 과정에서 희생된 영혼을 위무하고 백성들의 화합을 위해 왕실 주관으로 실행한 것에서 비롯된 의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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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화사 풍경 |
태조 4년에 삼화사에서 행한 수륙재가 조선조 국행수륙대재의 시초로 조선 중기 이후 숭유억불 정책으로 그 명맥이 끊겼지만 2001년 삼화사국행수륙대재보존회가 결성되고 이후 원형이 복원됐다.
역사적 배경까지 이해하려면 난해한 의식이지만 현대에 와서는 물과 육지를 떠도는 넋을 위로하는 자비로운 불교의식이라고 보면 된다. 올해 처음 펼쳐지는 무릉계곡 자연음악회 역시 삼화사 국행수륙대재와 무관하지 않다. 그동안 종교적 의식에 걸맞게 경건하게 치러졌던 국행수륙대재를 널리 알리고 이를 기념하기 위한 사전 문화행사가 바로 무릉계곡 자연음악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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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이상호] |
음악회가 펼쳐지는 무릉계곡은 낮부터 분주하다. 음악회와 함께 진행되는 삼화사 경내의 체험마당에도 여행자들이 찾아와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긴다. 시원한 계곡에서 음악회를 볼 수 있다는 설렘에 대낮부터 자리를 잡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저녁 7시30분, 무릉계곡에 어둠이 내리고 무릉계곡 초입에서 일주문까지, 계곡을 따라 길게 세워진 등간에 형형색색 불이 밝혀진다. 너른 무릉반석 이곳 저곳에 자리 잡은 사람들, 계곡에 발을 담그고 있거나 편안히 앉거나 누운 사람도 있다. 아이들은 해가 졌는데도 수영을 즐기고 있다.
음악회가 펼쳐지는 무대는 인공 구조물을 배제하고 최대한 자연친화적으로 구성했다. 어둠을 밝히는 조명 역시 전통등과 최소한의 조명을 활용해 가장 자연스러운 공연 공간이다. 아주 먼 옛날, 선조들이 찾아와 즐겼던 무릉계곡 무릉반석에서의 풍류와는 약간 다르지만 같은 공간에서 펼쳐지는 오늘날의 풍류도 특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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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탄풍경의 공연 |
환상적인 공연은 두 시간 가까이 펼쳐졌다. 퓨전국악 그룹부터 자전거 탄 풍경, 멜로우가든, 히미츠밴드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인들과 동해시 출신의 가수까지, 모두가 감동한 청정 자연 속 힐링 음악회였다. 설렘을 잔뜩 안고 찾아온 무릉계곡에서의 여름휴가는 특별했다. 신선놀음을 했다던 무릉도원이 바로 이곳이 아니었을까.
동해니까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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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달해변의 방파제는 컬러풀한 테트라포트로 알록달록하다. |
쪽빛 바다, 동해의 풍경은 어디에서나 절경을 만들어내지만 강릉과 삼척 사이 그리 길지 않은 해안선을 지닌 동해시가 품은 바다는 조금 더 특별하다. ‘애국가’의 첫 장면에 등장하는 추암해변이 그렇고, 그 옛날 대표 여름 휴가지로 꼽혔던 망상해변 또한 그렇다. 그 사이에 자리 잡고 있는 감추, 한섬, 고불개, 가세, 하평, 어달, 대진, 노봉해변 또한 빼어난 바다 풍경을 그려낸다. 그 가운데 요즘 핫한 해변이 있다. 아름다운 바다 풍경은 물론이고 낭만적 정취까지 듬뿍 담고 있는 해변, 작고 은밀하지만 예쁜 한섬해변과 어달해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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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섬해변 |
다소 낯선 한섬해변은 묵호항과 동해항 딱 중간쯤 바닷가로 동해 토박이들이 애정하는 호젓한 바닷가다. 감성바닷길로 통할 만큼 예쁘고 낭만적이다. 해변을 따라 멋들어지게 만든 해안 데크와 전망대, 다양한 체험존이 있고, 무엇보다 바닷가로 절묘하게 이어진 굴다리가 손꼽히는 인증샷 명소다. 아마도 한섬해변의 존재를 세상에 널리 알린 일등공신이 이 굴다리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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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섬해변 리드미컬 게이트 |
해변 산책로에 설치된 100m 길이 ‘리드미컬 게이트’도 명물이다. 리드미컬 게이트는 아름다운 조명과 음악이 어우러지는 라이트쇼로 멋진 야경을 선사한다. 해안 절벽을 타고 흐르는 산책로 양옆 울창한 솔숲과 쪽빛 바다도 아름답다. 기차가 다니는 동해선 철길 아래 작은 해변의 푸른 바다와 소나무 숲, 산책길이 함께 어우러진 낭만적인 바닷가가 한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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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이상호] |
어달해변, 이전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고 예쁜 바닷가였지만 지금은 감성 넘치는 여행지로 여행자들을 불러들인다. 어달해변의 낮 풍경은 어달항 등대 방파제를 둘러싸고 있는 거대한 테트라포트 무리가 연출한다. 알록달록 무지개빛 색을 입힌 테트라포트는 방파제 구조물임을 잊게 만들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어촌뉴딜사업으로 깔끔하게 단장된 어달항 일대가 매력적인 관광 어촌으로 탈바꿈하게 된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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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달해변 |
어달해변의 밤 풍경도 화려해졌다. 어달해수욕장 백사장에 환하게 불을 밝힌 포장마차 때문이다. 여름 피서철에만 운영하는 해변 포장마차는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술과 함께 싱싱한 활어회를 맛볼 수 있다. 음식도 음식이지만 바닷가에 길게 깔아놓은 파라솔 풍경이 여행자들의 감성을 자극해 밤마다 유명 맛집에서나 볼 수 있는 웨이팅 진풍경까지 연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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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달해변의 명물이 된 포장마차 |
두타산과 청옥산 사이 위치한 무릉계곡에서 즐긴 음악회와 트레킹, 한적한 해변 바닷가의 야경까지, 동해가 품고 있는 여러 풍광들은 과연 ‘무릉’이라는 이름을 붙일 만했다. 자, 다음 여행은 어디로 가야 할까.
[글과 사진 이상호(여행작가) 드론촬영 서연택(다큐 영상감독)]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 894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