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수산물 생산량의 60%가량을 차지하는 전라남도는 침통한 분위기입니다.
당장 생산하는 수산물에 문제가 없다지만, 벌써 걱정입니다.
평생 지켜온 바다일터를 이번에 떠나려는 어민도 늘고 있습니다.
정치훈 기자가 어촌마을을 둘러봤습니다.
【 기자 】
전남 신안군에서 가장 큰 섬인 압해도입니다.
바다 위에 나무기둥이 줄줄이 서 있는데, 김을 키우는 양식장입니다.
해마다 40만 톤, 4,400억 원어치 김을 생산해 국내 소비는 물론 중국과 일본에 수출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식물로 따지면 씨앗을 심는 시기로 포자를 키워 늦가을부터 겨울까지 수확합니다.
원전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면서 어민들은 벌써 올겨울 판매가 걱정입니다.
▶ 인터뷰 : 김유섭 / 김 양식 어민
- "평생 아버지 때부터 김만 하고 살았는데, 이렇게 직접적으로 피해가 온다고 하면 물론 이직도 생각해봐야겠죠."
심리적인 소비 둔화에 대해서는 피해를 호소할 곳도 없다는 볼멘소리도 들립니다.
▶ 인터뷰 : 박명문 / 한국김종자생산자협의회장
- "원망 섞인 말을 많이 하는데, 이게 정부 차원에서 대책이 좀 있어야 하지 않느냐? 저희 힘으로는 막을 수도 없고…."
방류가 시작된 오후 1시.
점심때지만 섬 포구 횟집과 특산품 가게는 손님 하나 없이 고요합니다.
우럭과 민어 등을 말려 포장하는 가공공장을 찾았습니다.
지난해 10월에 문을 연 공장은 방사능 측정기까지 마련해 찾아온 손님에게 보여줍니다.
생산 제품에선 자연 방사능 수준만 측정될 뿐 그 이상 수치가 오르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재고가 쌓여 갑니다.
▶ 스탠딩 : 정치훈 / 기자
- "추석 명절을 한 달여 앞두고 수산물 선물세트 작업이 한창 진행되어야 하지만, 보시는 것처럼 공장 가동이 멈춰 있습니다."
▶ 인터뷰 : 김승훈 / 수산물 가공업체 대표
- "수산물로 명절 선물 하실지도 의문이고…. 앞으로 더 그럴 거라 생각합니다. 수산물을 찾을 수 있는…. 찾지 않을 거 같은데요?"
바닷가 마을은 마치 폐광을 앞둔 산골마을처럼 침통한 분위기에 빠졌습니다.
MBN뉴스 정치훈입니다. [pressjeong@mbn.co.kr]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이동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