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소송 때도 얼굴 한번 안 비쳐"…'구하라법' 통과 촉구
↑ 부산고등법원 현판. / 사진 = MBN |
2살 아들과 이별한 뒤 50여 년 만에 아들의 사망 보험금을 수령받기 위해 나타난 80대 친모가 '보험금을 딸과 나누라'는 법원의 중재안마저 거절했습니다.
지난 2021년 1월 김종안 씨는 거제 앞바다에서 어선을 타다 폭풍우를 만나 실종됐습니다.
이후 김종안 씨 앞으로 사망 보험금 2억 3,000여만 원과 선박회사의 합의금 5,000만 원 등 3억 원 가량의 보상금이 지급됐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친모 A 씨는 민법의 상속 규정을 내세우며 보상금을 가져가겠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종안 씨의 친누나 B 씨에 따르면, A 씨는 고인이 2살이던 54년 전 종적을 감춘 뒤 김 씨가 사망하기 전까지 연락 한 번 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A 씨는 1999년 다른 아들이 교통사고로 숨졌을 때도 찾아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보험금을 두고 친모 A 씨와 친누나 B 씨는 법정 다툼을 시작했고, 지난해 12월 1심은 A 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그리고 항소심 재판을 맡은 부산고법 2-1부는 최근 화해권고결정을 통해 A 씨에게 아들 김종안 씨 사망 보험금의 일부인 1억 원을 B 씨에게 지급하라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 돈은 수협이 법원이 공탁한 김 씨 사망 보험금 2억3,000여만 원의 약 43%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A 씨 측은 이의신청서를 제출해 법원의 중재안 마저 거절했습니다.
A 씨가 중재안을 거절하면서 오는 31일 정식 항소심 재판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 김종안 씨 친누나 김종선 씨. / 사진 = MBN |
B 씨는 "50년 넘게 연락 한번 없다가 아들의 사망 보험금을 두고 소송전을 치르면서도 친모는 얼굴 한번 내비치지 않았다"면서 "법원의 화해권고결정도 백 번 양보하고 배려했는데 무슨 권리로 거절하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그러면서 양육 의무를 안 지킨 부모의 재산 상속을 금지하는 민법 개정안 '구하라법'을 조속히 통과시켜 줄 것을 강조했습니다.
해당 개정안은 가수 고 구하라 씨의 오빠 구호인 씨가 '가출한 친모가 동생 사망 이후 상속 재산의 절반을 받아 가려 한다'며 이를 막기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1년 관련 법안을 내놓았고, 법무부도 지난해 6월 비슷한 내용의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등 이미 여러 법안이 국회에 올라왔지만 여야 정쟁에 밀려 논의조차 되지 못한 채 계류되고 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