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주 "우리 해고한 박정희 저격당하고, 나 해임한 이명박은 감옥 가"
↑ 정연주 신임 방송통신심의위원장 취임/사진=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이 오늘(17일) 한미일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으로 출국하기 직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정연주 위원장과 이광복 부위원장 해촉안을 재가했습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이 오늘 오후 해촉안에 대한 보고를 받고 재가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정 위원장은 내년 7월까지인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중도에 해촉이 확정됐습니다.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 방심위원장에 임명된 정 위원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KBS 사장을 지내다 이명박 정부로 정권 교체 후 해임된 전력도 있습니다.
앞서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10일 연간 자체 감사 계획에 따라 방심위의 국고보조금 집행에 대한 회계검사를 벌인 결과 정 위원장을 포함한 수뇌부가 출퇴근 시간 등 업무 시간을 지키지 않았고, 업무추진비를 과다하게 사용하는 등 부적절한 처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로 인해 방심위 내 정치 구도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기존에 방심위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추천한 정 전 위원장과 옥시찬·김유진 위원, 국민의힘이 추천한 황성욱 상임위원과 김우석·허연회 위원,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한 이 전 부위원장과 정민영·윤성옥 위원으로 구성돼 여야 3대 6 구조였습니다.
정 전 위원장의 후임은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히지만, 이 전 부위원장의 경우 민주당이 여당일 때 임명돼 여야가 서로 추천 몫이라고 주장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전 부위원장의 후임을 민주당이 추천하게 되면 여야 4대 5 구도가 돼 여소여대가 유지되고, 국민의힘이 추천하게 되면 5대 4가 돼 여권우위로 뒤집힙니다.
당분간 방심위원장 직무대행은 여권 인사인 황성욱 상임위원이 맡을 것으로 보입니다.
정 전 위원장은 해촉 후 입장문을 통해 "15년 전처럼 '기록'과 '법적 대응'으로 무도한 윤석열 대통령 집단과 다시 싸워야겠다"고 밝혔습니다.
정 전 위원장은 "1975년 자유언론을 위해 싸우다 동지들과 함께 동아일보에서 해직됐다. 그때 우리들을 집단 해고한 권력의 핵심 박정희 전 대통령은 그 뒤 저격당해 세상을 떠났다"고 했습니다.
또 "2008년 8월 이명박 전 대통령은 나를 KBS 사장에서 해임했다. 그는 결국 감옥에 갔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윤 대통령이 나를 방심위원장 자리에서 해임했다. 그의 운명은 이미 보인다. 3년 8개월짜리 대통령이 진시황 노릇하는 그 결말은 21세기 문명 세계에서 너무 자명해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4일에는 KBS 방만 경영 방치와 법인카드 부정 사용 의혹을 들어 방통위가 해임을 제청한 남영진 KBS 이사장에 대해 해임을 승인했습니다.
[김누리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nu11iee9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