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장에서 사육하던 암사자가 탈출했는데, 신고 한 시간 만에 근처 숲 속에서 사살됐습니다.
죽일 필요까지 있었느냐며 동정론도 일지만, 인근에 캠핌장 등이 있어 사살이 불가피했다고 합니다.
강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하루 전까지만 해도 암사자가 살던 한 사설 목장의 우리가 텅 비어 있습니다.
사자가 탈출했다는 신고가 접수된 건 오늘 오전 7시 30분쯤.
어제 저녁, 관리인이 사료를 준 뒤 잠그지 않은 뒷문을 통해 빠져나간 겁니다.
목장 주위를 맴돌았던 사자는 신고 1시간 만에 수색팀에 발견됐습니다.
▶ 스탠딩 : 강진우 / 기자
- "목장을 탈출한 암사자는 우리에서 5m 떨어진 이곳 숲 속에서 사살됐습니다."
20살로 추정되는 '사순이'라는 이 사자는 작년까지는 인근 캠핑장 방문객들이 구경을 올 정도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작년 8월 새 주인이 소를 키우려고 이 목장을 인수하면서 사순이를 동물원에 넘기려 했으나 불발됐습니다.
▶ 인터뷰 : 목장 주인
- "기증을 하려고 애를 썼는데 동물원에서는 서열 순위가 있기 때문에 다른 짐승이 들어오면 물어 죽일 수도 있고 해서 안 가져가려고 하더라고요."
사자는 멸종위기종으로 시군구가 아닌 지방환경청이 관리하는데, 사순이는 2008년 양도양수가 신고되는 등 적법 절차에 따라 사육됐습니다.
사자도 정식 통관절차를 거치면 키울 수 있는데 언제 어디서 들여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마취총을 사용할 수도 있지 않았느냐며 사순이에 대한 동정론도 일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취가 되는 시간에 인근 캠핑장과 마을을 습격할 수도 있어 주인과 경찰, 지자체가 협의해 사살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암사자 탈출 소식에 1km 떨어진 캠핑장의 야영객들도 놀랐습니다.
▶ 인터뷰 : 권신애 / 경북 구미시
- "아침에 자고 있다가 갑자기 그런 소리를 들어서 피신을 해야 하는지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곰 등 맹수의 탈출이 반복되자 잠금 시설 규정을 까다롭게 하고 당국의 현장 점검을 철저히 하는 등 사육 요건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MBN뉴스 강진우입니다.
영상취재: 진은석 기자
영상편집: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