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을 동반한 이번 태풍으로 전국의 과수농가들도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올해 초부터 냉해와 긴 장마, 폭염까지 잘 견뎌냈는데, 이번 태풍에 다 자란 햇과일들이 무더기로 떨어져 농민들은 그야말로 망연자실하고 있습니다.
수확의 기쁨이 긴 한숨으로 변했는데, 허탈감에 빠진 농가를 안진우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기자 】
▶ 스탠딩 : 안진우 / 기자
- "이곳은 울주군의 한 과수원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떨어진 배들이 널브러져 있는데요. 말 그대로 과수원은 쑥대밭이 됐습니다."
마치 흰 눈이라도 내린듯한 과수원.
농장 바닥에는 종이에 쌓인 배들이 나뒹굽니다.
이번 태풍으로 과수원의 90% 정도가 낙과 피해를 입었습니다.
그나마 매달려 있는 배들도 강풍에 흔들리며 상처를 입어 상품성을 잃었습니다.
울산 배 주산지인 서생면에는 260여 농가가 270ha, 축구장 370개 면적에서 배를 재배하는데, 40% 정도가 피해를 봤습니다.
추석을 앞둔 다음 달 중순 첫 출하를 눈앞에 두고 입은 피해라 농민들의 상심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큽니다.
▶ 인터뷰 : 최남식 / 울주군 서생농협 조합장
- "배 농사짓는 희망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1년 농사를 짧은 순간에 모든 것을 다 잃은 것처럼 농민들이 실의에…."
경남 밀양의 한 과수원입니다.
강풍에 꺾인 사과나무는 마치 도미노처럼 줄줄이 쓰러졌습니다.
나무 아래엔 잘 익은 사과들이 떨어져 있습니다.
올해 초부터 냉해와 긴 장마, 폭염까지 견뎠는데, 이번 태풍으로 모든 걸 잃어버린 농민은 그저 한숨만 쉽니다.
▶ 인터뷰 : 장민관 / 사과 재배 농민
- "나무가 넘어가고 낙과도 많이 돼서 상품 처리가 실질적으로 불가능합니다. 헤아릴 수 없는 마음이죠. 농가가 아닌 사람들은 그 심정을 모릅니다."
낙과뿐 아니라 이번 태풍으로 인한 논밭 침수 등 농작물 피해 규모는 서울 여의도 면적의 3.5배인 1,150여ha로 집계됐습니다.
MBN뉴스 안진우입니다. [tgar1@mbn.co.kr]
영상취재 : 김회종 기자 진은석 기자
영상편집 : 김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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