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비를 뿌릴 태풍이 북상하면서 걱정되는 게 하나 더 있습니다.
50cm 물이 차야 차량을 통제한다는 기준이 지난달 오송지하차도 참사를 불렀다는 지적이 나왔었죠.
그런데 오송과 똑같은 통제 기준이 적용된 지하차도가 수도권에만 44곳이 더 있습니다.
통제기준도 자자체 마다 들쭉날쭉입니다.
이혁근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기자 】
지난달 폭우가 쏟아지는데도 도로를 통제하지 않았던 오송지하차도.
차도가 50cm 이상 빗물에 잠겨야 통제한다는 규정 때문에 방치됐고, 그 결과 14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MBN이 국회를 통해 수도권 지하차도 통제 기준을 살펴보니, 오송과 같은 기준으로 통제되는 곳이 44곳이나 됐습니다.
▶ 스탠딩 : 이혁근 / 기자
- "침수가 잦은 경기 화성시 병점지하차도입니다. 이곳도 오송지하차도와 마찬가지로 물이 50cm 차야 도로가 통제됩니다."
50cm면 일반적인 중형 승용차 바퀴가 거의 물에 잠기는 수준입니다.
▶ 인터뷰(☎) : 함은구 / 한국열린사이버대 소방방재안전학과 교수
- "50cm 정도 (침수가) 되면 (차량) 내부외부 압력 차이 때문에 (문이) 안 열리거든요. 바깥 수압이랑 내부 공기압이랑 안 맞아서…."
관할 시청은 명확한 통제 기준이 없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화성시청 관계자
- "사실 법적으로나 지침으로나 (지하차도 통제) 기준이 없습니다. 그게 기준을 마련해야 하는데 중앙정부에서…."
실제 지하차도 통제 기준도 살펴봤습니다.
수심이 5cm에서 50cm까지 제각각인 것은 물론 연천·의왕처럼 기준이 아예 없거나 시흥처럼 '호우경보 시 현장점검 후'라는 애매모호하게 표현된 곳도 있습니다.
차량 통제 매뉴얼이 아예 없기도 합니다.
▶ 인터뷰 : 오영환 / 더불어민주당 의원
- "통제를 시작할 수 있는 기준을 전국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는 상황입니다. 국회나 정부 함께 토론회나 전문가들과 함께 협의가 필요…. "
폭우가 올 때 안전한 통제 기준이 전국 모든 지하차도에 적용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MBN뉴스 이혁근입니다. [root@mbn.co.kr]
영상취재 : 문진웅 기자 한영광 기자 김민호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
그래픽 : 임지은 이시원 박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