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증을 가진 소년을 소재로 한 영화 '말아톤'(2005)의 정윤철 감독이 웹툰작가 겸 유튜버 주호민의 특수교사 대상 아동학대 고소와 관련 누리꾼들의 과도한 비난에 대해 자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정윤철 감독은 지난 7월 3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말아톤’ 감독으로서 특정 웹툰작가에 대한 멸무지화급의 과도한 빌런 만들기를 멈추고, 그의 아들을 포함한 많은 발달 장애 아이들이 집 근처에서 편안히 등교할 수 있도록 특수학교를 대폭 증설하고 예산을 확충하는 방향으로 언론과 여론이 힘을 쏟길 바란다”를 글을 게재했습니다.
그는 "아울러 특수 학교를 세우려할 때마다 집값 떨어진다고 길길이 뛰며, 장애를 지닌 아이 부모들이 무릎을 꿇고 빌도록 만드는 고질적인 님비 현상을 재고하는 계기 또한 되길 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정 감독은 "안 그러면 웹툰작가의 별명인 '파괴왕'처럼 발달장애인에 대한 인식 고양을 위해 쌓아온 그 동안의 사회적 노력들이 물거품이 되고, 이땅의 수많은 초원이(말아톤 주인공 이름)들은 잠재적 범죄자로 낙인 찍힐 우려가 크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선생님들의 권익도 중요하지만 언론은 항상 기저에 깔린 구조적 모순과 시스템의 진짜 빌런을 추적해야 할 임무가 있다. 을과 을의 싸움이 지닌 무의미함과 비극성은 영화 '기생충'에서 충분히 봤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주호민은 지난해 9월 경기도 용인 모 초등학교 교사 A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발달장애가 있는 주호민의 아들은 여자 동급생 앞에서 바지를 벗는 행위로 돌발행동을 한 뒤 특수학급으로 분리된 상태였습니다.
이후 주호민 아내가 녹음기를 켠 채 아들의 가방에 넣어 등교시켰고, 이들 부부는 해당 녹취록에 아들을 향한 부적절한 발언이 있다고 판단해 고소를 진행했습니다.
정윤철 감독이 연출한 영화 '말아톤'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초원이(조승우)의 마라톤 도전기를 담은 작품입니다.
[정다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azeen9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