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교사의 안타까운 선택에 전국 교사들이 들끓으면서 "교권 침해, 나도 당했다" 이른바 '교원 침해 미투' 운동까지 벌어질 정도입니다.
현직 교사들을 대상으로 교권 침해 사례를 물었더니, 상상초월인 수준의 일들이 우리 학교에서 매일같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박유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임용 3년차인 A씨는 지난해 초등학교 4학년 담임을 맡으면서, 교권에 앞서 생존권을 위협받았다고 털어놨습니다.
▶ 인터뷰 : A씨 / 초등학교 교사
- "(문제행동 학생이) 언제나 시한폭탄같이. 늘 옆에서 제가 한대 맞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1년을 쭉 그렇게 갔거든요."
교실에서 전쟁 같은 매일이 반복되자 '전부 끝내고 싶다'는 생각만 맴돌았습니다.
▶ 인터뷰 : A씨 / 초등학교 교사
- "심장이 뛰고 아침에 애들 발소리만 들려도 너무 듣기 싫고, 교사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18년차 중년 교사도 '내 아이만' 우선시하는 일부 학부모의 요구가 버겁기는 마찬가집니다.
▶ 인터뷰 : B씨 / 초등학교 교사 (교직 18년차)
- "학부모들이 밤 9시든 10시든 전화하고요. 한 달에 한 번씩 (뽑기로) 자리를 바꾸거든요. 전화가 와요. 아이들 의견을 존중하고 반영하지 않은 것 같다, 자기 자녀가 원치 않는 자리에 배정이 된 거예요."
한 교사단체가 초등교사들에게 교권 침해 경험 여부를 물었더니 응답자의 99%가 "당한 적 있다"고 답했습니다.
실제 사례에는 학부모가 아이 이름을 성까지 붙여 불러 다른 아이와 차별했다며 교사에게 "무릎 꿇고 빌어라"는 요구를 했다거나, "정신이 온전치 않다"는 취지의 말까지 들었단 경우가 있었습니다.
학생들로부터 욕설에 무차별 폭언을 들은 일도 만만치 않게 많지만, 문제는 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는 겁니다.
아동학대 면책권을 담은 법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교원들의 요구가 힘을 얻는 가운데 여당과 정부는 내일(26일) 당정 협의회에서 관련 내용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MBN뉴스 박유영입니다. [shine@mbn.co.kr]
영상취재: 박준영 기자
영상편집: 오혜진
그래픽: 임주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