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교통 통제 요청했는데…국조실 경찰 6명 수사의뢰
교통 통제 판단은 지자체…현장 경찰들 '부글부글'
“사람 인생 허망하다” 요즘 빈번하게 들리는 말입니다.
상상도 할 수 없는 폭우가 쏟아지더니,
휴가를 떠나던 청춘이, 새 신랑이, 젊은 아버지와 사랑받는 어머니가, 안타깝게 숨지는 사고가 벌어졌습니다.
누구의 책임인지 모두가 궁금한 이유일 겁니다.
↑ 출처 =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
한 주민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사고 직전 미호천 제방 인근에서 인부 6명이 삽으로 제방 보강 공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미 비가 내리고 있는 시점이라, 주민은 “이미 비가 오는데 지금 보강 공사는 너무 늦었다, 뭐하는 거냐”고 분통을 터뜨리는 장면입니다.
행복청은 “중장비를 동원해 아침 일찍부터 보강에 들어갔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사고 직전 영상에는 중장비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또한 임시 제방 시공계획서에는 “개당 500kg에서 1톤의 흙을 채워 넣어 만든 '톤백'을 쌓을 것”이라고 돼 있었지만, 사고 직전 영상에는 ‘톤백’이 보이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는 6월 21일부터 9월 20일까지가 법정 홍수기”라며 “홍수기에는 제방에 손을 안 대는 게 기본 원칙인데, 댔으면 우기 전에 제방 공사를 다 했어야 한다”(박창근/가톨릭관동대 교수, SBS 인터뷰) 고 지적합니다.
또는 이런 보강공사에 대해서 “사전에 적어도 일주일 전에 해놔야 하는데, 비가 오는 동안에는 이런 작업을 해서는 안 된다”(조원철/연세대 토목환경공학과 명예교수, JTBC 인터뷰) 라고 지적하는 전문가도 있습니다.
주민들이 분통을 터뜨리는 이유입니다.
전 마을 이장과 주민들은 부실한 임시 제방이 사고 원인이라고 줄곧 지적하고 있습니다.
↑ 출처 = MBN뉴스7 |
↑ 출처 = MBN뉴스7 |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이 넘쳤고, 교통통제 요청 신고가 들어왔으면 경찰이 나섰어야 하는 거 아니냐”
경찰을 비판하는 목소리의 핵심은 이것으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국무조정실에서는 사고가 난 궁평2지하차도에 경찰이 출동하지 않았으면서 “출동했다”고 거짓 보고를 했다고 보고, “112 신고사건 처리 과정에서 중대한 과오가 발견됐고 총리실에 허위 보고까지 이뤄졌다”며 검찰에 수사 의뢰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순찰차 출동이 늦어지니 통제도 늦어지게 되고, 범람한 미호천 강물은 지하차도로 들이차게 됩니다.
이후 경찰의 대응은 부족하기 이를 데 없긴 합니다. 사고가 발생하고 한참이 지난 11시 쯤에야 청주 흥덕서는 모든 경력이 동원되는 ‘갑호비상’을 내립니다.
다른 살펴볼 지점도 있습니다. 풀뿌리 현장 경찰 내부에선 “자연재해도 경찰 탓” “우리가 슈퍼맨이냐”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냐” 는 '부글부글'한 속내도 터져 나옵니다.
그렇다면 교통통제, 누가 판단하고 책임지는 것인지 법 조항을 보겠습니다.
'홍수 등 천재지변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도로에서 통행이 위험한 경우 해당 도로의 관리청은 도로 통행을 금지하거나 제한할 수 있다’
고속도로·일반국도는 국토교통부가, 지방도로는 행정청이 관리를 한다고 합니다.
참사가 난 오송의 지하차도가 포함된 508번 지하도는 충청북도가 관리청으로 보이는 지점입니다. 그렇다면, 충북도가 교통통제 필요성을 살펴 궁평2지하차도의 통행을 금지·제한하는 판단을 내려 경찰에 통제에 협조 요청을 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있는 거죠.
물론 그럼에도, 신고를 받았는데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 경찰도 책임에선 자유롭지 않을 겁니다.
지켜보는 국민들은 이런 논쟁이 답답하기만 합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취[재]중진담’에서는 MBN 사건팀 기자들이 방송으로 전하지 못했거나 전할 수 없었던 이야기들을 들려 드립니다.
[주진희 기자 / jhookiz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