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지난 7월15일 아침 충북 오송 궁평 지하차도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하나하나 자세히 보도하겠습니다.
먼저, 사고 발생 전 제방 둑 현장을 살피던 행복도시건설청 공사 감리단장의 위급한 112 신고 내용을 단독으로 입수해 전해드리겠습니다.
이교욱 기자입니다.
【 기자 】
"(경찰)긴급신고 112입니다."
"(감리단장)미호천 있는 데요. 국도 36호선. 거기 제방이 물이 넘치기 시작했거든요."
15일 오전 7시 56분.
미호천 강물이 제방을 넘고 있다는 급박한 신고가 112로 들어옵니다.
수화기 너머 다급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건설하고 있는 미호천 교량확장 공사의 감리단장.
공사 차량이 다닐 수 있게 제방 일부를 허물었다가, 집중 호우가 시작되기 전인 7월7일 1m 이상 보강공사를 했지만, 혹시나 하는 불안감에 아침 일찍 미호천을 찾은 터였습니다.
물이 불어나는 속도가 심상치 않다고 느낀 감리단장은 7시 4분 112에 미호강이 곧 범람할 것 같다는 신고를 처음 합니다.
그리고 52분 뒤 범람이 시작되자 또 다시 112에 신고를 합니다.
-"(경찰)미호천교 있는 곳이요, 아까 신고 주신 거요?
36번 국도 아래를 가로지르는 궁평2지하차도가 잠길 수 있다는 직감을 하고, 차량 통제가 필요한 장소까지 정확히 얘기합니다.
-"(감리단장)궁평 교차로 그쪽하고 궁평지하차도도 물에 잠길 수 있어 가지고."
-"(감리단장)차량 못 가게 해야 될 것 같습니다."
궁평1인지 2인지 명확한 언급은 없었지만, 36번 국도와 미호천교를 언급한 걸 감안하면 궁평2 지하차도를 말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은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고자 재차 묻고, 감리단장은 궁평 지하차도임을 여러 번 말합니다.
-"(경찰)궁평 지하차도요?"
-"(감리단장)거기 침수 우려가 있거든요. 궁평 지하차도 통제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제서야 경찰도 궁평 지하차도 차량통제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명확히 인식하고 확인 답변을 줍니다.
-"(경찰)궁평 지하차도 차량 통제가 필요하다. 예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신고 내용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감사하다고까지 한 경찰이 도착한 시간은 오전 9시1분.
마지막 신고가 있은 지 1시간 5분, 지하차도가 6만 톤의 물에 잠긴지 20분이 지난 뒤였습니다.
오송파출소에서 궁평2지하차도까지 고작 차로 5분이 채 걸리지 않는데도 말입니다.
감리단장이 경고한 7시4분, 그리고 7시56분에 곧바로 차량 통제가 이뤄졌더라면 대형 참사는 충분히 막을 수 있었습니다.
MBN뉴스 이교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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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 한남선
그 래 픽 : 박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