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 관심
↑ 18일 오전 미호천 제방 유실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수색구조현장에 비가 내리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
청주시가 궁평2지하차도 침수사고 당일인 지난 15일 시내버스 회사들에게 통제 도로를 우회해 해당 지하차도를 이용하라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하차도가 미호강 물에 잠긴 뒤 무려 9분이 지난 시점입니다.
청주시 대중교통과는 이날 오전 8시 49분쯤 카카오 단체 채팅방을 통해 시내버스 업체들에 궁평2지하차도가 포함된 우회 노선을 통보했다고 오늘(18일) 조선일보가 보도했습니다.
당시 청주는 강내면에서 미호강을 건너 오송역으로 향하는 도로가 침수됐습니다. 청주시는 침수된 노선을 피하고자 이 같은 후속 조치를 내렸지만, 궁평2지하차도는 이미 오전 8시 40분쯤 침수돼 소방당국이 구조작업을 하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심지어 청주시는 사고 발생 5분 전인 오전 8시 35분 사고 지역에 대해 ‘저지대 침수 위험이 있다’는 재난 문자를 보낸 바 있습니다. 해당 지하차도 통행이 불가해 우회하라는 안내 문자는 사고 2시간 30분 뒤 오전 11시 14분 발송됐습니다.
이에 지자체가 사고 예방 및 사후 관리 두 측면 모두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청주시 버스회사 관계자는 조선일보 측에 “15일 오전 8시50분쯤 궁평2지하차도 쪽으로 우회해서 운행하라는 연락이 왔다”며 “청주시가 당시 사고가 있었는지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청주시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원노선이 침수됐다는 버스 기사들의 보고를 받고 업체들과 우회하는 노선을 협의한 것”이라며 “다른 부서에서 전달받은 내용이 없어 지하차도가 침수됐다는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 미호천 제방 유실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지난 17일 해양 경찰 등 구조대원들이 도보 수색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번 침수 사고 희생자 대부분이 시내버스를 탑승하고 있었습니다.
사망자 총 14명은 침수된 차량 17대 중 6대에 탑승하고 있었습니다. 이 가운데 747번 급행버스에서 기사 1명과 승객 8명 등 모두 9명의 희생자가 발생했습니다. 이어 5대 차량에선 희생자 각 1명씩 나왔습니다.
경찰은 시내버스 내부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해 사고 당시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국립과학수사원, 소방 등의 지하차도 현장 감식도 이어질 전망입니다.
충북경찰청은 수사부장을 본부장으로 수사관 88명이 참여하는 수사전담팀을 꾸려 교통통제가 이뤄지지 않은 이유 등 기관들의 보고 체계 등을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이번 사고를 중대재해처벌법 중 중대시민재해를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수사부장은 “모든 것을 열어 놓고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지난 16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119 구조대원들이 침수된 버스 옆으로 시신으로 발견된 실종자를 수습하고 있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