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분해하며 나오는 암모니아 땀 냄새 강화
체내 지방 많거나 임산부, 어린 아이도 대상
허브와 코코넛 오일은 훌륭한 모기 퇴치기
여럿이 함께 있어도 유독 모기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이가 있다. 피부를 통해 내뿜는 특정 성분의 냄새가 후각이 예민한 모기를 강하게 유혹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예민한 후각을 이용해 싫어하는 냄새를 풍겨 모기를 쫓을 수 있지 않을까. 당연히 가능하다.
후각왕 모기를 유혹하는 냄새들
모기를 가까이 부르는 최우선 요인은 이산화탄소다. 모기는 머리에 달린 촉수로 이산화탄소를 감지하는데 사람이나 동물이 호흡하면서 내뱉는 이산화탄소는 모기에게 흡혈 대상임을 알려주는 지표기 때문이다. 따라서 임산부, 어린아이, 몸집이 큰 사람 등 신진대사가 활발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이들은 모기의 표적이 되기 쉽다.
또 모기는 땀 냄새를 좋아해 땀의 성분인 수분, 젖산, 아미노산, 암모니아 냄새 등을 예민하게 포착한다. 본디 땀이 많거나 평소 잘 씻지 않는 사람, 체내 지방이 많은 사람 등은 모기의 표적이 될 수밖에 없다. 애주가도 예외가 아니다. 알코올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암모니아가 땀 냄새를 강화하므로 술을 마시면 모기에 더 잘 물린다. 피부에 서식하는 미생물도 모기를 끌어당기는 데 한몫한다. 이들 미생물이 피지를 먹어 치울 때 생기는 카르복실산이 발 냄새와 비슷한 꼬릿꼬릿한 냄새를 풍겨 모기를 부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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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픽사베이 |
조금 의외지만 꽃 향기나 과일 향도 모기를 부른다. 미국 버지니아공대의 연구 결과, 꽃이나 과일 향을 풍기는 비누에 모기가 쉽게 이끌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시각적으로는 모기가 붉은색 계통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검은색, 갈색, 청남색 등 어두운 계열의 옷은 모기를 이끄는 요인일 수 있다.
허브와 코코넛은 훌륭한 모기 퇴치기
모기에게 물리는 일은 가렵고 불편한 데 그치지 않는다. 사람에 따라서는 부기와 열감이 심한 모기 알레르기나, 숨이 차고 어지러운 쇼크를 경험할 수 있다. 모기 물린 곳을 긁어 ‘봉와직염’에 걸리면 심한 경우 피부 괴사 같은 합병증도 일으킬 수 있다. 예방이 최선인 모기, 어떻게 멀리할까.
냄새가 모기를 이끈다면 냄새로 모기를 쫓을 수 있다. 첫째는 모기가 좋아하는 냄새를 제거하는 방법으로, 자주 씻어야 한다. 땀을 흘리면 바로 씻고, 비만이라면 체중을 조절해 체열을 낮추어야 모기 물림을 예방할 수 있다. 당분이 많은 식품 섭취도 피하는 것도 좋다. 모기가 꽃향기나 과일 향을 좋아하는 이유가 산란기를 제외하면 꽃의 꿀과 과즙을 주식으로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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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픽사베이 |
모기가 싫어하는 냄새로 모기를 쫓는 방법도 있다. 모기가 싫어하는 허브 오일을 귀밑이나 손목에 바르거나, 코코넛 향을 가미한 비누나 피부 세정제를 쓰면 도움이 된다. 미국 버지니아공대 연구팀의 실험 결과, 코코넛 향 비누를 쓴 사람에게는 모기가 달려들지 않았다. 코코넛오일 속 벤즈알데히드, 벤질벤조산, 감마노나락톤 등이 모기를 쫓는 것으로 분석됐다. 모기가 싫어하는 물질이나 후각을 마비시키는 성분을 포함한 모기 기피제 역시 퇴치 효과가 좋다.
모기가 좋아하는 붉은색 대신 모기가 인식하지 못하는 색의 옷을 입는 것도 이론상으로 도움이 된다. 미국 워싱턴대학교 연구팀은 모기가 빨강, 주황, 검정색을 향해 날아간 반면 녹색이나 파란색, 보라색에는 반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런 예방 노력에도
불구하고 모기에 물려 심하게 가려울 때는 아이스팩을 수건에 감싸 냉찜질 하면 부기가 가라앉고 마취 효과를 볼 수 있다. 차가운 알로에 겔을 바르면 진정 효과가, 숟가락을 따뜻하게 데워 물린 부위를 지압하면 모기의 독소인 포름산이 변성돼 해독 효과가 있다.
[글 송이령(프리랜서) 사진 픽사베이]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88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