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 마치면 정식으로 문제 제기할 것"
↑ 청주 오송 지하차도에 침수된 것으로 추정되는 버스 바닥에 황토색 물이 들어차 있는 모습입니다. / 사진=연합뉴스(독자 제공) |
오송 지하차도 침수 참사에서 희생된 한 남성의 사연이 알려지며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숨진 30세 남성 김 모 씨가 지난 5월 결혼해 신혼 생활을 하던 새신랑이었기 때문입니다.
김 씨는 어제(15일) 지하차도에서 물이 순식간에 불어나면서, 지인들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도 남기지 못하고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공공기관 필기시험을 앞둔 처남을 청주 자택에서 KTX 오송역에 바래다주려던 김 씨는 처남과 함께 이동하다가 지하차도에 갇혀 사고를 당했습니다.
차 안으로 물이 차기 시작한 뒤 김 씨는 처남과 차에서 빠져나와 차량 지붕 위로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둘은 그 뒤로 밖으로 헤엄쳐 나오려고 안간힘을 다했습니다.
겨우 밖으로 빠져나온 처남은 뒤를 돌아봤지만, 매형 김 씨가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실종되고 한 시간이 지나 구조된 김 씨는 응급실로 이송돼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김 씨의 장례를 치르는 빈소에는 그의 죽음을 슬퍼하는 지인들의 발길이 잇따랐습니다.
특히, 김 씨는 청주의 한 초등학교 교사였는데, 그가 가르치던 제자들도 빈소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조문하러 온 그의 제자 한 명은 "평소 고민도 잘 들어주고, 친구 같은 선생님이었다. 너무 가슴 아프다"면서 그를 애도했습니다.
그의 동료 교사는 "교직을 천직으로 여겨 학교생활에 최선을 다한 동료였다"면서 안타까움을 토로했습니다.
사랑하는 아들을 잃은 김 씨의 어머니와 남편을 허무하게 떠나보낸 그의 아내는 헤아릴 수 없는 슬픔 속에서 조문객들을 맞았습니다.
유가족 대표라는 한 유족은 "물이 그렇게 쏟아져서 들어올 때까지 지하차도 통행을 막지 않고, 강이 넘칠 것 같은데 인부 서너 명이 중장비도 없이 모래포대를 쌓고 있었다니…"라면서 "이번 사고는 분명한 후진국형 인재"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장례가 끝나면 문제를 정식으로 제기할 것이라 예고했습니다.
앞서 어제 아
이번 사고로 실종된 사람들 가운데 지금까지 9명이 구조됐지만, 김 씨를 포함해 8명이 숨지는 인명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주나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uliet3122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