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정당들이 내건 현수막들이 길거리에 그야말로 범람하고 있죠.
지난해 12월, 법이 바뀌어서 지정된 게시대가 아니어도 정당이 어디든 현수막을 걸 수 있게 됐기 때문인데요.
상대 정당을 향한 비방과 정쟁이 계속되자 인천시가 소송을 불사하고 현수막 강제 철거를 시작했습니다.
노승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인천 연수구의 한 사거리입니다.
구청 직원이 긴 절단기로 가로등에 묶인 현수막 줄을 자릅니다.
인천시와 연수구청이 전국 지자체 중에 처음으로 정당 현수막을 강제로 철거했습니다.
▶ 인터뷰 : 이재호 / 인천 연수구청장
- "정치인이란 이유만으로 자기들은 마음대로 붙이겠다는 건 형평성에도 맞지 않고, 성악을 전공하는 여대생이 바로 이곳에서 (현수막 줄에) 목을 다치는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안전에도 심각한…."
지난해 12월 옥외광고물법이 개정되면서 정당 현수막은 설치 장소에 제한 없이 허가받지 않고도 내걸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현수막으로 정당끼리의 비방과 정쟁이 심해지자 시민들의 불편과 원성이 컸습니다.
결국 인천시가 지난달 관련 조례를 바꿔 지정된 게시대에 선거구당 4개만 걸 수 있다는 기준을 만들고 이에 어긋난 현수막은 강제 철거에 들어간 겁니다.
시민들은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 인터뷰 : 윤장근 / 인천 동춘동
- "(현수막들이) 정치공세하고 서로 감정을 건드리는 것이니까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죠. (철거는) 아주 잘된 일이죠."
하지만 정당 현수막 강제 철거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미지수입니다.
법률이 허용한 현수막 걸기를 하위법인 조례가 막아 위법성 논란이 일기 때문입니다.
▶ 스탠딩 : 노승환 / 기자
- "행정안전부는 법원에 인천시 관련 조례를 무효로 해달라고 행정심판까지 제기했고 각 정당의 반발도 만만치 않아 당분간 마찰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MBN뉴스 노승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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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김 원 기자
영상편집 : 이동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