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문에 범죄에 이용되기 쉬워
"내가 잃어버린 신분증으로 누군가 나인 것처럼 살고 있다면 어떠시겠습니까?"
지난 6일 KBS 보도에 따르면 실제로 분실된 면허증을 이용해 차를 빌려 사고를 내는가 하면 신분을 속여 취업까지 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김모씨는 2019년 술집에서 운전면허증을 잃어버렸습니다.
바로 재발급 처리를 해 분실했었다는 사실조차 잊고 지냈었는데, 1년 뒤에 갑자기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미성년자들이 김모씨 면허증으로 차를 빌렸다 사고를 냈다는 겁니다.
면허증을 도용 당했단 게 입증돼 넘어갔지만, 이걸로 끝이 아니었습니다.
다시 2년 뒤, 이번엔 건강보험료를 더 내라는 통보가 왔습니다.
배달대행업으로 2천 8백여 만원을 벌었다고 했는데 사무직인 김모씨에겐 황당한 일이었습니다.
수당지급 기록이 있는 업체는 폐업한 상태였고 수소문 끝에 해당 업체에서 일했다는 직원과 연락이 닿았습니다.
웬 20대 남성이 김모씨의 신분으로 실제로 일을 했단 얘기였습니다. 게다가 일을 했던 시기는 코로나 시기였기에 마스크를 쓰고 일해 얼굴을 잘 인식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해당 남성은 남의 운전면허증으로 배달대행 일을 한 걸 넘어, 동료들에게 자신의 신분까지 속이며 생활했습니다.
운전면허가 없어 본인 신분으로는 배달대행 일을 할 수 없단 게 이유였습니다.
인터뷰에 따르면 "XX아" 하면 마치 자기 이름인 듯 뒤돌아 보기도 하여 전혀 의심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이 남성은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는데, 김모씨는 아직도 본인 명의 소득 신고에 대해 일일이 소명 작업 중입니다.
신분증은 신용카드처럼 사용할 때마다 진위를 확인하기 어려워, 범죄에 이용되기 쉽습니다.
하지만 도용을 예방하는 시스템은 별 것이 없는 게 현실입니다.
이에 대해 임종인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최근 3년간 분실된 신분증은 주민등록증과 운전면허증만 약 665만 개로 추산된다고 합니다.
[서예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lanastasia776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