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삭 아내 살인 무죄' 남편 잇단 승소…"보험금 30억 지급하라"

【 앵커멘트 】
9년 전 임신 7개월된 캄보디아 국적의 아내가 남편과 차를 타고 가다 교통사고로 숨졌는데, 생명 보험금만 95억 원이 넘었습니다.
보험금을 노리고 살해한 혐의로 남편이 재판에 넘겨졌다가 대법원에서 무죄가 선고됐는데, 보험금 소송에서 이 남편이 또 승소하면서 이번 30억 원까지 모두 90억 원의 보험금이 인정됐습니다.
홍지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지난 2014년 이 모 씨가 몰던 승합차가 고속도로에 있는 8톤 화물차를 들이박았습니다.

사고로 차에 함께 타고 있던 임신 7개월된 캄보디아 국적의 아내와 태아가 사망했습니다.

그런데 이 씨가 95억 원이 넘는 생명보험 26개에 가입한 것이 드러나면서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 인터뷰 : 황재현 / 당시 천안동남경찰서 형사과장(2014년)
- "충돌 방향이 좀 비정상적이었고 수면 유도제가 혈흔에서 나와서 결정적으로 수사에 착수하게 됐습니다."

살인과 사기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는데 법원의 판단은 엇갈렸습니다.

1심은 이 씨 주장대로 졸음운전을 인정해 무죄를 선고한 반면,

2심은 사고 직전 차량의 상향등이 켜졌던 점 등을 이유로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 씨가 420만 원이 넘는 보험금을 충분히 부담할 수 있었고,

사고로 자신도 크게 다칠 수 있었다며 살인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보험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낸 이 씨.

서울고등법원은 미래에셋 생명보험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1심을 뒤집고 이 씨 손을 들어줬습니다.

아내의 완전한 동의 없이 이뤄진 계약이라는 보험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보험금 30억 원을 주라고 선고했습니다.

이번 판결로 지금까지 소송을 통해 인정된 보험금만 90억 원,

남은 소송도 모두 이긴다면 최종 지급될 보험금은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MBN뉴스 홍지호입니다. [jihohong10@mbn.co.kr]

영상편집 : 이유진
그래픽 : 임주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