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많은 비가 내렸던 지난 주 출근길 지하철에 오르자 사람들 사이 눈에 띄는 게 있었다. 요즘 들어 부쩍 많아진 형형색색의 레인부츠들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부 패션 피플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레인부츠는 어느새 대중적인 인기 아이템으로 등극했다.
↑ 락피쉬 웨더웨어 레인부츠(사진 락피쉬 웨더웨어) |
레인부츠의 인기는 수치로도 나타난다. 보통 장화는 7~8월 장마철에 판매가 활발해지는데, 올해는 이른 장마 예고에 5월부터 일찌감치 물량이 동날 정도다. 실제로 패션 플랫폼 머스트잇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지난 5월 레인부츠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618% 증가했다. W컨셉 역시 5월 한 달간 올린 장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배 이상 늘었다. 무신사는 5월1~24일 레인부츠 거래액이 지난해 동기보다 17배 늘었다. 같은 기간 지그재그에서는 레인부츠 거래액이 32배 뛰었다. 올해 레인부츠의 유행 흐름이 지난해와는 확연히 다름을 알 수 있다. 비가 쏟아질 때마다 이들 플랫폼에서는 레인부츠가 인기 검색어 및 인기 판매 제품 상위권에 오른다는 설명이다.
레인부츠 대표 브랜드로는 헌터, 문스타, 바버 등이 꼽힌다. 세 브랜드 모두 100년 이상의 전통을 갖고 있는 클래식 브랜드이며 심플한 디자인으로 오랜 사랑을 받고 있다. ‘레인부츠의 정석’이라 불리는 헌터 제품의 경우 지난달 베스트셀러 라인이 전량 품절되기도 했다. 색상이 다양하니 각자 취향과 기분에 따라 골라 신을 수 있고, 발목을 덮는 숏 기장, 종아리까지 오는 미들 기장, 무릎까지 다 가려주는 롱 기장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세 브랜드 외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적은 락피쉬 웨더웨어, 벤시몽 등의 브랜드도 주목받는다. 이들 브랜드 역시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 라인들이 불티나게 팔렸다.
↑ 헌터 레인부츠(사진 헌터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
유행을 따라가기 무섭게 순식간에 변하는 게 패션업계라지만 레인부츠의 인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단순히 미적 요소만을 충족하는 게 아니라 장마철에 활용도가 높은 실생활 아이템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장마가 유독 길 것이란 ‘장마괴담’ 속 많은 소비자들이 일찍이 만반의 준비 태세를 갖췄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글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
[사진 락피쉬 웨더웨어, 헌터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87호(23.7.11)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