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 반사량 줄어 해수면 상승에 영향 줄 수도
미국의 한 설산에서 이른바 '수박 눈'이라고 불리는 붉은색 눈이 발견돼 화제입니다.
최근 미국 CNN 등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미국 유타주 파크시티 만년설 지대에서 붉은색을 띠는 눈이 포착됐습니다.
등산객들은 이 눈을 보고 "히말라야 소금을 뿌린 줄 알았다", "붉은색 에이드 가루 같다" 등의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눈이 흰색이 아닌 붉은색을 띠는 이유는 만년설 지대 눈 속에 분포하는 '클라미도모나스 니발리스'라는 녹조류 때문입니다.
이 녹조류는 자외선에 노출될 경우 세포를 보호하기 위해 붉은색 색소를 생성합니다.
유타 주립대 스콧 호탈링 조교수는 이 현상에 대해 "전 세계 산악 지대에서 나타나는 정상적인 현상"이라며 "(이번에는) 흔한 색인 붉은색으로 나타났지만, 보라색, 녹색, 주황색을 포함한 다양한 색으로 나타날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수박 눈은 인체에 해롭지 않고 식수를 오염시키지도 않는다고 알려졌지만 환경 보호 비영리 단체인 오션 컨서번시는 수박 눈을 먹지 말라고 권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수박 눈이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햇빛은 색이 어두울수록 적게 반사되는데, 눈이 붉은색을 띨 경우 흰색일 때보다 더 많은 양의 햇빛을 흡수하게 되고, 이 경우 지표면 온도가 올라가고 빙하가 녹는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웨스턴워싱턴대 생물지구화학자 알리아 칸은 영국 가디언을 통해 "흰색 눈은 대부분 빛을 반사하지만 눈을 어둡게 만드는 녹조류나 먼지 등이 섞이면 반사 능력이 현저히 감소한다"라며 "이 경우 빙하를 더 빨리 녹게 만들어 해수면 상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김누리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nu11iee9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