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교통비 약 740만 원 들어…1년 임차료의 약 16~23%에 해당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임차료가 비싸 LA에서 비행기를 타고 다니는 UC버클리 대학원생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 샌프란시스코 공항 / 사진=연합뉴스 |
미 지역방송 KRON과 KTLA 등은 최근 소셜미디어 레딧에 올라온 '집 임차료를 아끼려고 지난 학기 내내 비행기로 통학했다'는 제목의 글이 인기라고 현지시간으로 어제(1일) 전했습니다.
자신을 '빌'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KTLA와의 인터뷰에서 교수와 동급생들이 자신이 '슈퍼 통근자'(super commuter)라는 사실을 모두 안다면서 "친구들이 '오늘 저녁 뭐 먹어?' 대신에 '돌아가는 비행기가 언제니?'라고 묻곤 했다"고 말했습니다.
로스앤젤레스(LA)에 사는 그는 1년 과정인 UC버클리(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 공학 석사 프로그램에 응시해 지난해 붙었는데, 비싼 월세를 내며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 살고 싶지는 않아 비행기를 타고 통학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습니다.
샌프란시스코 베이에서 연간 소득이 10만 달러(약 1억 3천만 원)인 가구는 저소득층에 해당합니다. 이 지역은 그만큼 주택 임대료가 비싼 곳입니다.
학기 동안 빌은 일주일에 세 번 이상 LA 공항(LAX)과 샌프란시스코 공항(SFO)을 오가며 수업을 들었습니다. 그는 인터뷰에서 "반 친구들이 내가 첫 주에 그만둘 것이라 생각했지만, 나는 통학보다는 여행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빌은 학교에 가는 날이면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 6시 비행기를 타고 샌프란시스코에 내려, 8시 30분쯤 전철 BART를 타고 학교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오전 10시부터 종일 수업을 듣고 반대 경로로 하교해 자정 무렵에 도착했다고 전했습니다.
↑ UC버클리 캠퍼스 / 사진=연합뉴스 |
지난해 학교와 집을 오가며 빌이 쓴 교통비 총액은 약 5,593달러(한화로 약 738만 원)이었습니다.
미국의 부동산 정보 사이트 질로우에서 버클리 대학 인근 방 1개짜리 집을 검색했을 때 현재 월 임차료가 대부분 2∼3천 달러(한화로 약 264∼396만 원)인 것을 고려하면, 빌이 통근에 쓴 비용은 연간 임차료의 약 16~23%에 불과해 상당히 저렴한 수준입니다.
현지 언론은 이 밖에도 빌이 1년간 비행한 거리는 총 9만 2,089마일(약 14만 8,203㎞), 통학에 걸린 시간
이 모든 것을 다시 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내가 인생에서 해본 가장 미친 짓 중 하나인데, 수업을 한 번도 빠지지 않아서 정말 기쁘다"면서 "그 자체가 기적"이라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습니다.
[주나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uliet3122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