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장 갔다 '날벼락'...박테리아 감염돼 사지 절단한 美 모델지망생

콘서트장 안개 분사 장치 내 레지오넬라균 감염 추정
팔다리 모두 절단..."걸을 가능성 희박했지만 주변 사람들이 응원해 줘"
에블린 데이비스 "장애인 모델 되는 것이 꿈"

↑ 콘서트에 갔다 박테리아에 감염돼 팔 다리를 절단한 에블린 데이비드(22). /사진=Kennedy News and Media

미국의 한 20대 모델 지망생이 콘서트장에서 안개 분무기를 통해 박테리아에 감염돼 사지를 절단한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습니다.

더 선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 타일러 지역에 사는 에블린 데이비스(22)는 지난해 6월 콘서트에 다녀와 고열과 피로감에 시달렸습니다.

회복되지 않자 병원을 찾은 데이비드는 패혈증과 폐렴 진단을 받았고, 얼마 후 장기 손상으로 16일간 혼수상태에 빠졌습니다.

의료진은 그가 혼수상태에 빠진 지 10일이 지나서야 데이비스가 레지오넬라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는 데이비스가 콘서트에 갔을 때 안개 분사 장치에 있던 레지오넬라균 박테리아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데이비스는 "혈압 강하제는 장기로 가는 모든 혈액을 끌어당겨 손과 발로 가는 혈류가 모두 끊긴 상태였다"면서 "잠에서 깨어났을 때 팔다리가 완전히 시커멓고 차가워서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느꼈지만 여전히 뇌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해 멍한 상태여서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7월 데이비스는 두 다리의 무릎 아래를 절단하고, 이로부터 일주일 뒤 왼팔 팔꿈치 아래와 오른팔 손목 위를 잘라냈습니다.

걸을 가능성이 매우 희박했으나 재활 전문병원에서 꾸준히 치료받은 그는 지난해 9월 의족을 끼고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데이비스는 "(의사로부터) 의족을 착용해도 다시 걸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말을 들었다"며 "하지만 주변 사람들과 친구들이 날 응원해 주고, 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그들이 알려줬다. 재활 치료사들도 계속해서 도와줬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장애인 모델이 되고 싶다"며 "운전 학교에도 다니고, 사회복지학 학위를 취득해 간병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레지오넬라균은 물에 주로 서식하며, 호흡기로 전파되는 박테리아로, 가습기, 장식용 분수 등에 있는 작은 물방울에 박테리아가 섞여 있을 경우 이로부터 감염되는 사례가 많습니다.

이 균에 감염되면 발열, 두통, 오한, 설사, 폐렴 등의 증세가 나타나며 치사율은 15~20%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조기 발견 시 항생제를 투여하면 사망할 가능성이 매우 낮아집니다.

[오서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yoo98@yonse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