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외국인 근로자 중심으로 확산 중
태국어로 '미친 약'을 뜻하는 신종 합성 마약 '야바'가 국경을 넘나들어 널리 퍼지고 있습니다.
↑ 단속된 마약류 / 사진=연합뉴스 |
건강기능식품, 일반 식품으로 위장한 채 밀반입된 야바가 국내 공급책을 거쳐 전국 각지로 유통되자, 검찰과 경찰, 관세청은 해마다 야바 유통 조직과 투약자들을 무더기로 잡아들이는 등 밀수를 차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지난 7일 발표한 마약 밀수 사범 수사 결과에 따르면, 이 사건으로 구속된 태국인 총책과 국내 판매책은 48명이었으며 투약자는 33명이었습니다. 총책은 1억 원 상당의 야바 1천970정을 캡슐형 건강기능식품으로 위장해 국제우편으로 들여왔으며, 국내 판매책들이 이를 속칭 '던지기' 수법으로 충남 서산, 경기 화성, 전북 정읍, 대구 등지로 유통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전남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도 최근 태국인 야바 유통 조직을 검거했는데, 호남 지역 공급책으로 지목된 태국인 A씨는 자국의 마약상에게 야바를 도매로 산 뒤 국내에 들여왔습니다. 이 야바는 중간 판매책 등 7명을 거쳐 전남·북 지역에 거주하는 태국인 투약자들에게 돌아갔는데, 경찰이 이들로부터 압수한 야바는 무려 1천198정이었습니다.
야바 밀수입을 적발해 법원이 중형을 선고한 사례도 있습니다. 태국인 A씨는 지난해 7월 11억 9,700만 원 상당의 야바 2만 3,940정을 일반 식품으로 속여 국제우편물로 몰래 들여왔다 덜미를 잡혔습니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백강진 부장판사)는 향정신성의약품 수입 범죄를 엄중히 단속할 필요가 있다며 1심이 선고한 징역 10년을 유지했습니다.
↑ 화물 컨테이너에서 마약·코카인 등 적발 / 사진=연합뉴스 |
이렇게 밀수입되는 야바는 주로 시골 마을로 보내집니다. 앞서 인천경찰청이 소탕한 마약 유통 조직에서 야바를 산 사람들도 농·축산업에 종사하거나 일용직으로 일하는 태국인들이었으며, 전남경찰청에 붙잡힌 야바 투약자 또한 농·어촌과 공장에서 일하는 태국인 노동자들이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강원에서도 지난해 4월부터 9월까지 경찰이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면서 야바 등 마약류를 유통한 65명을 검거했는데, 이들 대부분은 농촌 지역 비닐하우스나 숙소 등에서 술을 마시고 투약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야바가 우리나라 농촌에서 퍼지고 있는 이유는 농촌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늘어나는 것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 지역에서 야바가 널리 유통되다 보니, 한국에 들어와 농촌에서 일하며 야바를 찾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유통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태국인 근로자들 사이에서 비밀리에 유통되는 야바가 우리 농·어민 사이에 퍼질 가능성도 있
마약 수사 기관 관계자는 "야바는 마약 중에서도 하급 마약이라, 구하기 쉽고 저렴해 동남아에서 주로 유통된다"면서 "농촌에 들어오는 태국인 근로자들이 자국에서 투약했던 야바를 찾다 보니 농촌을 중심으로 마약류가 퍼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주나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uliet3122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