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곽튜브 유튜브 페이지 캡처 |
감수성이 예민한 학창시절 친구들에게 당한 학폭은 평생 트라우마처럼 남습니다. 누구에게나 직간접적인 경험이 있다보니 학폭은 여러 해 한국 사회에서 휘발성이 가장 강한 이슈 중 하나입니다.
그동안 연예계와 스포츠계에도 학폭 이슈는 지속적으로 제기됐습니다. 그중 프로야구 선수를 중심으로 의혹이 제기된 뒤 여론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살펴보려 합니다. 팬들의 사랑이 절대적인 프로스포츠인만큼 여론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지난 2022년 9월 열린 KBO 드래프트 2라운드 장내가 술렁였습니다. 두산베어스가 전체 19순위로 고려대 김유성을 택했기 때문입니다. 2020년 8월 NC 다이노스는 1차 지명 신인으로 당시 김해고 투수 김유성을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중학교 시절 학교 폭력 논란이 불거지자 지명을 철회했습니다.
↑ 두산 베어스에 입단한 김유성이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최강 몬스터즈와의 이벤트 경기를 앞두고 인사를 위해 그라운드에 오르고 있다. 2022.11.20 |
이런 상황에서 김유성의 1군 출전이 가능해진 것은 돌고 돌아 결국 피해자와의 합의때문였습니다. 지난 4월 김유성은 자신의 모든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해 피해자에게 용서를 받은 뒤에야 프로 무대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실제 형사소송법의 양형 사유를 보면 '범행 후의 정황’이 들어 있습니다. 피해자와의 관계·반성의 정도 등이 형을 정하는 과정에서 참작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검찰 관계자는 "학폭의 경우 죄목으로 보면 모욕·폭행·협박 등에 해당이 될 텐데 이런 범죄들은 피해자가 합의를 하면 기소를 하려해도 할 수가 없습니다. 피해자의 의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키움의 안우진 선수 사례도 살펴보겠습니다. 안우진은 지난 2017년 8월 동기들과 후배 선수들을 폭행했다는 기사가 보도됐습니다. 입단 후 징계를 받고 선수 활동을 정상적으로 하고 있는 안우진에게 학폭이 다시 이슈가 된 건 지난해 말입니다. 지난해 11월 안우진은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 키움 히어로즈 투수 안우진이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경기를 마친 뒤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3.5.18 |
모든 피해자들과 합의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피해자들의 의사를 거론했다가 여론이 싸늘하게 식은 케이스입니다. 법조계 관계자는 "피해자와의 합의는 진정한 반성과 사죄를 전제조건으로 한다. 일종의 여론 재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유명인의 경우에 섣불리 피해자와의 합의를 거론하다 그렇지 않다는 정황이 드러나면 제대로 반성하지 않고 있다는 역풍을 맞을 수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올해 학폭에 대해 사회적인 공분이 다시 한 번 커진 것은 드라마 '글로리'때문입니다. 왜 제목을 글로리(영광)로 지었을까 궁금해졌습니다.
↑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 제작발표회에서 김은숙 작가(왼쪽)와 안길호 감독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2.12.20 |
[이성식 기자 mods@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