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판 n번방'..."성폭행 특훈" 자랑하며 불법 사이트 운영한 男 정체

영국 BBC 탐사보도팀, 아시아 지역서 성폭력 영상 유통한 남성 취재
중국 출신 '치 삼촌', 팀 구성해 사이트 운영

↑ 사진=BBC 홈페이지 캡처

지난 8일(현지시간) 영국 BBC 탐사보도팀은 성범죄 영상을 촬영해 불법사이트에서 판매한 운영진인 '마오미'에 대해 보도했습니다.

그는 사이트 운영진으로서 '치 삼촌'으로 불리며 대중교통 내에서 여성들을 추행하는 영상을 찍거나 성폭행 영상을 사주해 웹사이트에 올려 수익을 얻었습니다. 사이트의 유료 회원은 1만 명 이상이며 회원 대부분은 중국 남성이었습니다.

BBC 탐사보도팀은 1년간 취재를 진행하며 1000개 이상 성범죄 영상을 올리고 판매해온 '딩부주(Dingjubu)', '치한(Chihan)', '지셰(Jieshe)' 등 세 개의 불법 웹사이트를 포착했습니다.

해당 영상들은 일본, 한국, 홍콩 등 동아시아 각지에서 촬영됐고, 4천 명 이상의 이용자들은 텔레그램에서 여성을 성적으로 학대하는 법을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일부 영상은 1달러(약 1300원)이 안되는 가격에 거래됐습니다.

중국에서 태어나 일본 도쿄에서 거주 중인 가수 녹티스 장(30)은 메탈벤드 가수로 활동하며, 같은 밴드 멤버인 루퍼스 푸와 함께 영상 공급책을 맡기도 했습니다. 그는 "동영상 5000편 이상을 사이트에 올려 판매 수익의 30%는 내가 가지고, 나머지 수익(70%)은 마오미에게 보냈다"라고 말했습니다.

↑ 사진=BBC 홈페이지 캡처

오랜 취재 끝에 취재진은 사이트 투자자로 위장해 사이트 운영진인 도쿄에 사는 중국인 '마오미'(가명)를 찾아냈습니다.

마오미는 "사이트 하루 매출이 10~20만엔(약 93만원~약 186만원)이며 안정적으로 수익이 난다"라며 "(여성을) 성폭행하고 촬영하는 기술을 부하들에게 전수해 성폭행 영상을 실제로 촬영할 것을 훈련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그는 '마오미'라는 가명을 쓰는 중국인 10명을 포함해 총 15명으로 구성된 팀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들로부터 매달 30~100개의 성폭력 영상을 받는다고 밝혔습니다. 마오미와 같은 '치 삼촌'들이 제작한 영상을 모아 대장 격인 '마오미'가 소유한 사이트 3곳에서 판매하는 구조였습니다.

그는 BBC 취재진이 정체를 밝히자 카메라맨을 폭행한 뒤 도주했고, 다음 날 일본을 떠났습니다. 일본 내 성추행 퇴치 운동가 다카코(24·여)는 BBC에 "성 가해자에게 여성은 물건일 뿐"이라며 마오미와 같은 성범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승지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eungjilee@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