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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 후 '이렇게' 하면 시원한데"…귀 건강에 오히려 독?

기사입력 2023-05-29 13:26 l 최종수정 2023-05-29 13:31
귀지 파면 양 더 늘어...가만 두면 스스로 밀려 나와

사진=게티이미지
↑ 사진=게티이미지

샤워 후 물이 찬 귓속을 면봉으로 닦아내거나 시원하다는 느낌 때문에 정기적으로 귀지를 파는 행위는 오히려 귀지량이 늘어나는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귀지는 귀를 보호하며 우리 몸에서 나름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 되도록 파지 않는 게 좋습니다.

귀지는 외이도에 있는 땀샘이나 귀지샘에서 나온 분비물에 벗겨진 표피가 뭉쳐져 만들어집니다.

귀지에는 단백질 분해효소, 라이소자임, 면역글로불린, 지방 등 여러 가지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이 성분들은 외이도 표면이 건조해지는 것을 막아주고 먼지나 세균, 곰팡이 등이 고막까지 들어가지 않게 도와줍니다.

자칫 귀지를 더러운 분비물이라고 생각해 파내려는 사람들이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 행위가 귀 청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합니다.

미국 건강미디어 '프리벤션 닷컴'에서 미국 마운트시나이 아이칸의대 벤자민 트윌 교수(이비인후과)는 "집에서 정기적으로 귀를 청소하는 것은 귀지가 쌓이는 것을 막는데 필요하거나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귀는 스스로 청소하기 때문에 귀지를 저절로 밀어낸다"고 설명했습니다.

귀지를 파내면 그 과정에서 귓속 피부가 손상되는 것도 문제입니다.

귓속 피부는 혈액 순환이 느리고 피하조직이 얇아 상처나 염증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귀 내부를 다치면 외이도염이나 중이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귀이개나 면봉을 깊게 찔러넣었다가 고막 천공이 생길 위험도 있습니다.

고막 천공으로 고막에 구멍이 뚫리면 귀가 울리거나 피·고름이 나오게 됩니다.

심할 경우 영구적인 청력 이상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필요 이상으로 많아진 귀지는 음식을 씹으며 턱을 여닫는 등 신체 움직임에 의해 저절로 배출됩니다.

특히 귀에서 원인 모를 '달그락' 소리가 계속 들려 불편하다면, 귀지가 고막 근처로 간 것일 수 있습니다.

크고 딱딱한 귀지가 거슬린다면 본인이 직접 파지 말고 이비인후과에서 제거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문가들은 귀가 막히는 느낌이 들 때마다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권합니다.

트윌 교수는 "귀막힘은 별 이유 없이 나타날 수도 있지만 어지럼증, 청력의 변화와 같

은 다른 증상과 관련될 수 있다"며 "귀막힘이 한쪽에 치우치거나 오래 지속되면 진찰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더 깊은 안쪽을 청소하려고 했다가 귀지를 더 밀어 넣을 수 있고 감염, 긁힘, 심지어 고막과 청력 뼈에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오은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oheunchae_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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