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휠체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지난해 11월 2일 일본 가나가와현에서 휠체어를 타고 있던 아내를 남편이 바다 쪽으로 밀어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이들의 사연이 최근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28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후지와라 히로시(81)는 1982년 뇌경색으로 왼쪽 몸 전체가 마비된 아내를 40년 동안 정성껏 간병하다 제 손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슈퍼마켓 점원이었던 후지와라는 26세 때 동료인 데루코와 결혼했습니다. 그러다 14년 후 아내가 뇌경색으로 쓰러지자, 후지와라는 "일에 쫓겨 가족을 돌보지 못한 내 책임"이라며 데루코를 직접 간병하기로 결심했습니다.
후지와라는 슈퍼마켓을 퇴사하고 편의점을 차렸고, 매일 데루코를 위해 세 끼 식사를 요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초 그녀의 건강이 악화하자 부부 생활에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스스로 휠체어를 작동해 이동할 수 있었던 데루코는 하루 종일 병상에 누워 지냈고, 용변도 가리지 못해 하루에 몇 번씩 옷을 갈아입어야 했습니다.
데루코는 "이런 상태로 (요양시설에) 입소해 봤자 (타인들에게) 민폐만 끼친다"며 "(요양 시설로) 가고 싶지 않다"고 호소했으나, 당뇨병을 앓고 있던 후지와라는 자신의 건강도 돌봐야 한다는 주변의 권유에, 데루코를 요양시설에 보내기로 결심했습니다.
이후 죄책감을 느낀 그는 "함께 바다에 뛰어들어 죽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습니다.
살해를 결심한 것은 사건 당일 아침이었고, 후지와라는 이날 아내에게 "아들이 만나러 온다고 하니까 바다로 가자"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부두에 도착한 데루코가 "우리 아들은 없는 것 같은데?"라고 묻자, 그는 "곧 올 거야"라
귀가한 후지와라는 아들에게 연락해 털어놨고, 하루 만에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후지와라는 "사랑하던 사람을 죽였다"며 "어떤 형벌을 받더라도 좋으니, 죄를 제대로 받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서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yoo98@yonse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