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9월 19일(현지시간)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영국 수도 런던의 한 호텔을 나서고 있다. / 사진=런던 연합뉴스 |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장례식 때 김건희 여사가 '망사 베일(면사포) 모자'를 착용한 것에 대해 언급한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권고' 처분을 받았습니다.
지난해 9월 20일 김어준 씨는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한 김건희 여사가 검은 베일 모자를 착용한 것에 대해 "영국 로열 장례식에 전통이 있는데 로열패밀리 여성들만 망사 베일을 쓰는 거다"라고 언급했습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지난 9일 방송심의소위원회를 열고 TBS FM '김어준의 뉴스공장'(현재 폐지)의 지난해 9월20일 방송분에 대해 행정지도 단계인 '권고'를 의결했습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 해당 방송분은 진행자 김어준 씨가 김건희 여사의 베일 착용이 영국 왕실 장례식 전통에 비춰 외교적 결례를 범한 것처럼 언급해 민원이 제기됐습니다.
당시 김어준 씨는 "장례식에 참석한 다른 나라 여성들은 검은 모자를 써도 베일은 안 한다"며 "로열패밀리 장례식에서는 로열패밀리만 하는 거다. 적어도 영국에서는 그렇다. 그거 모르고 하셨나보다. 모르시는 것 같아서 알려드린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영국 왕실 장례식에서 반드시 왕실 여성들만 베일을 착용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 당시 김 여사 외에 해외 정상들의 부인 중에도 베일을 착용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당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부인 소피 그레고어 여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인 브리지트 여사 등이 베일이 달린 모자를 쓰고 장례식장에 참석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영국 왕실이 여왕의 장례식이 열리기 전 대통령실에 영부인 드레스 코드로 '검은 모자를 착용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자 '김어준의 뉴스공장' 측은 논란이 된 방송 이틀 뒤인 9월 22일, "김건희 여사의 망사 모자는 왕실 로열패밀리들만 착용하는 아이템이라고 했는데, 알고 보니 사실이 아니었다"며 정정한 바 있습니다.
지난 9일 방송심의소위원회 위원 5명 중 3명이 '권고', 2인이 '의견진술' 의견을 내면서 '권고'로 결정 났습니다.
황성욱 위원은 "장례식장에서 현장 분위기도 있고, 현지에서 문제삼지 않는 부분을 뉴스 아이템으로 선정한 것 자체가 의문"이라며 "사실을 이야기했어야 하는데, 엉뚱한 이야기를 했다. 무엇을 위한 뉴스인지 모르겠고 심지어 내용이 틀렸다"며 '의견진술' 의견을 냈습니다.
김우석 위원도 "내용 자체가 중하고 덜하고 보다는 시청자 입장에서 이걸 어떻게 받아들일까 싶다"며 제작진의 의견 진술을 요구했습니다.
이 안건에 대해 김유진 위원은 "지도자와 그 배우자의 옷차림이라든가 의전에 대해서 비판적인 의견을 낼 수는 있지만, 명백히 사실이 아닌 부분이 있기 때문에 문제없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착오가 있었음을 시인한 만큼 행정지도 선에서 마쳐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어 옥시찬 위원은 "망사 모자를 쓰고 안 쓰고의 사안이 과연 심의에 올라올 만한 사안인지 의구심이 든다"면서 "그러나 사실과 다른 내용을 방송했다고 하면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사안이 경미하다고 보고 저는 '권고' 의견이다"라도 말했습니다.
이광복 소위원장도 '김어준의 뉴스공장' 측이 뒤늦게 잘못을 시인한 점을 감안해 '권고' 의견을 제시했습
또한, 김우석 위원은 김어준 씨가 정정 보도는 했으나 사과방송을 하지 않은 점은 지적했습니다.
김 위원은 “의전에 관한, 국가원수로서의 의전에 관한 것들에 대한 비아냥과 시비 걸기로 보여서 사실 굉장히 혼란스럽게 만드는 측면은 확실히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오은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oheunchae_pre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