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복 중앙부위 총탄으로 44mm 초과해 변형돼..."허용 기준 초과 시 사망 확률 증가"
↑ 지난 2020년 7월 23일 전력지원물자 획득비리 기동점검 감사결과 브리핑에서, 감사원 관계자가 철갑탄 방탄성능 시험으로 전면이 관통된 방탄판과 완전 관통된 방탄복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
총탄에 뚫릴 수 있는 방탄복이 군에 납품됐습니다. 방위사업청은 107억 원이 넘는 돈을 주고 성능 미달 방탄복 5만여 벌을 구매해 군에 보급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감사원이 18일 공개한 '장병 복무 여건 개선 추진 실태'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2021년 12월 군수업체 A사로부터 방탄복 총 5만 6,280벌 구매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는 약 107억 7,800만 원 규모의 계약이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아울러, 국방기술진흥연구소(국기연)은 A사가 방탄복 성능을 조작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도 이를 알리지 않았습니다.
감사원 감사 결과, A사는 방탄 소재 50겹을 덧대 방탄복을 만들었는데, 방탄 성능을 측정하는 부위 세 곳에만 방탄 소재를 6겹 더 덧대어 국기연의 품질보증을 받았습니다.
국기연는 방탄 소재를 덧댄 사실을 인지하고도 A사가 이러한 방식으로 방탄복 성능을 조작한 사실을 알고도 지난해 2월 방탄복을 제작하도록 승인했고, 국방기술품질원에 이같은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감사원은 지적했습니다.
기품원은 한 달 뒤 A사가 방탄 소재를 덧댄 부위에 규정대로 사격 시험을 했고, 방탄 성능이 기준을 충족한다고 판정했습니다.
감사원은 감사 기간 덧대지 않은 부분을 별도로 시험해 본 결과, 일부 방탄복이 군이 요구하는 성능을 기준치 이상으로 충족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군 요구 성능상 방탄복 중앙부위의 경우 총탄에 의해 찌그러지는 정도가 44mm를 넘으면 안 되는데, 이 기준을 초과해 변형됐습니다.
허용 기준을 초과할 경우, 사망확률도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감사원은 "군이 2022년 방탄 성능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A사의 방탄복 4만 9,622벌을 납품받아 보급했다"며 "이를 착용한 장병들의 안전과 생명을 담보하지 못
이후 감사원은 방위사업청장에게 "성능미달 방탄복은 대체 납품 등 조치를 하고, A사에 대해 입찰 참가 자격 제한 등 적정한 조치를 취하라"고 통보했습니다. 아울러, 국기연에게는 성능 조작된 방탄복의 품질을 보증해 준 관련자 2명에 대한 문책도 요구했습니다.
[오서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yoo98@yonse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