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 "단정적 언급 어렵다⋯2차 가해 해당 소지 있어"
↑ 사진='박원순을 믿는 사람들' 홈페이지 |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첫 변론'이라는 제목의 다큐 개봉을 앞두고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2차 가해에 해당될 소지가 있다"라는 취지의 입장을 내놨습니다.
인권위는 오늘(17일)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에게 전달한 답변 자료에서 "다큐멘터리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 수 없어 2차 가해 여부에 대해 단정적으로 언급하기 어렵다"라면서도 "일부 알려진 바와 같이 피해자 유발론이나 피해자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 등으로 피해자의 고통이 가중된다면 2차 가해에 해당될 소지가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인권위는 "서울시장 성희롱 관련 직권조사에서 우리 위원회는 두 차례 피해자 면담조사, 50여명이 넘는 서울시 전·현직 직원 및 지인에 대한 조사, 서울시·경찰·검찰·청와대·여성가족부 등이 제출한 자료 분석 등을 종합해 성희롱이 있었다고 판단했다"라며 "조사결과에 대해 유족 측이 우리 위원회를 상대로 '권고 결정 취소소송'을 제기했고, 1심 재판부는 성희롱이 있었다고 판단하고 원고 패소 판결해 현재 항소심 진행 중"이라고도 전했습니다.
한편 연출자 김대현 감독은 어제(16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달개비에서 열린 '첫 변론' 다큐멘터리 제작 발표회에서 "어떤 분들은 (다큐멘터리가) 극악무도한 2차 가해라고 한다. 하지만 1차 가해가 (있었다는 게)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일방적으로 누구를 옹호하는 게 아니라 팩트에 기반해 중립적으로 제작된 영화”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박 전 시장을 옹호하는 취지의 책을 출간한 오마이뉴스 손병관 기자는 “박 전 시장이 했던 성적 언동이라는 것은 피해자 머릿속에 있는 것인가”라고 말했습니다.
같은 날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서울시장이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부하직원을 상대로 성희롱을 반복한 행위를 미화하고, 피해 여성의 인격을 짓밟는 세력에게 엄중히 경고한다. 박 전 시장은 이미 국가인권위원회와 법원에 의해 성희롱 가해자라는 사실이 확인된 사람"이라며 다큐 상영 중단을 요구했습니다.
박 전 시장은 지난 2020년 7월 9일 전 비서 성추행 혐의로 피소되자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인권위는 2021년 1월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 직권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박 전 시장이 업무와 관련해 피해자에게
'첫 변론' 다큐멘터리는 오는 7월 개봉 예정이며 상영관은 내달 결정됩니다.
[이승지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leesjee20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