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그런 그가 병원에 사표를 냅니다. 그리고는 개인 병원을 차리지요. 결국 그는 원래 병원에서 아무런 징계도 받지 않고 의사 일을 그대로 하며 오히려 자기에게 오는 환자를 그 병원에 연결시켜 함께 서로 윈윈하게 됩니다.
자, 여기서 피해는 누구 몫으로 남을까요. 내 수술 시간에 딴짓을 하는 의사를 믿고 그런 의사와 상생하는 병원을 믿고 찾아간 환자들 아닐까요.
끊임없는 정당의 부침과 이에 따른 정치인의 이합집산이 반복되지만 한국 정치사엔 그래도 나름의 명분이란 게 있었습니다.
거액의 가상자산 보유와 거래 의혹을 받는 김남국 의원이 어제 오전, 쇄신 의원총회를 앞두고 전격 탈당했죠.
덕분에 민주당 진상 조사와 긴급 윤리 감찰을 다 피하고, 코인거래 내역도 다 공개할 필요가 없게 됐는데 그는 '사랑하는 민주당을 잠시 떠난다'며 잠시라는 표현을 두 번이나 썼습니다. 다시 돌아온다는 뜻이겠죠.
실제로 21대 국회에서 문제가 생겨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탈당한 민주당 의원들은 공교롭게도 여야의 의견차가 있을 때 거의 모두가 민주당 쪽에 섰습니다.
국민의힘도 큰소리칠 일은 아닙니다. 당직자 폭행 논란을 빚은 송언석 의원 등 여러 명이 여론의 질타를 받자 탈당했다가 슬그머니 복당했으니까요.
본래 무소속 의원이란 지금 현재의 여야에 모두 몸담지 않은, 그렇지만 자신의 소신을 국민께 인정받은 의원들을 뜻하죠.
때문에, 이들의 탈당은 진짜 사죄냐, 단순 도망이냐를 떠나 자칫 무소속 정치인이나 교섭단체에 속하지 않은 소수정당 정치인에 대한 모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 국민은 언제까지 자기 몸을, 목숨을 문제 의사, 아니 문제 정치인들에게 맡겨야 할까요.
생명이 걸렸는데 그런 문제 의사를 그리고 그런 의사를 놔두는 병원을 계속 두고 볼 환자는 이 세상 그 어디에도 없지 않을까요.
김주하의 그런데 '탈당이 면죄부인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