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로 옷값 1천만 원 썼는데…교육청 "앞으로 주의하라"

【 앵커멘트 】
지난 3월, 인천시교육청 일부 공무원들이 등산복, 후드티, 일반 티셔츠 같은 옷을 근무복이라며 세금으로 사 입어왔다는 사실 보도해 드렸습니다.
금액이 1천만 원에 가까웠는데요.
명백한 규정 위반인데, 신고를 받은 국민권익위원회는 조사조차 하지 않았고 이 돈은 여전히 환수되지 않고 있습니다.
노승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한 벌에 30만 원인 등산 티셔츠를 샀다는 영수증입니다.

관련 서류에는 근무에 필요한 옷이라 예산으로 구입했다고 돼 있습니다.

어떤 직원은 모자 달린 후드 티를 버젓이 근무복이라고 샀습니다.

인천시교육청 일부 공무원들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이렇게 혈세로 산 개인 옷은 확인된 것만 31건, 총 비용은 920만 원이 넘습니다.

한 시민단체가 국민권익위원회에 조사를 요청했지만 권익위가 이달 초 조사도 없이 사건을 종결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스탠딩 : 노승환 / 기자
- "인천시교육청이 지난 2021년 자체 감사를 해 처분이 끝난 사안이라 새로운 사실이 나오지 않는 한 더 이상 조사할 게 없다는 게 이유입니다."

하지만 2년 전 감사가 '앞으로는 조심하라'는 구두 경고로 끝나 규정을 어기고 세금으로 개인 옷을 산 직원의 징계와 옷값 환수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시민단체 관계자
- "구두 주의로 끝났다는 것 아닙니까. 이것 자체가 요식 행위로 처리된 것 아닌가 의혹을 갖는 거죠. 참 답답한 거죠."

'솜방망이' 감사에 권익위 조사까지 무산되면서 줄줄 샌 혈세를 되돌려놓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MBN뉴스 노승환입니다.[todif77@mbn.co.kr]

영상취재 : 김 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