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웅]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이 떠오르네요. 그런 괴생명체가 실제로 나왔다는 거예요?
[한범수]
영화에서처럼 사람 잡아먹을 정도는 아니지만, 평범치 않은 거북이 정말 등장했습니다.
[정태웅]
하천 산책로 영상 나오는군요. (한강 지류인 탄천입니다.) 플라스틱 상자를 여는데요. 놀랍습니다! 거북이 저렇게 크네요! 백악기에 있었던 공룡 같아요.
[한범수]
늑대거북입니다. 몸무게 10kg, 길이가 30cm 정도 되죠. 성격이 사납고, 덩치만큼 힘도 셉니다. 당근을 한입에 부숴버립니다.
▶ 인터뷰 : 유튜브 정브르TV 운영자
- "그냥 가까이 가시면 안 됩니다. 스내핑 터틀(무는 거북)이라고 해서 머리가 확 튀어나와요."
[정태웅]
토종 거북은 아닌 거 같거든요?
[한범수]
아메리카 대륙에서 수입된 외래종입니다. 사람들이 새끼 때는 귀여워서 반려동물로 키우다가, 나중에 징그럽다고 유기한 거죠. 그 후손들이 전국 곳곳에서 번식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유튜브 정브르TV 운영자
- "서울 불광천이라고 있습니다. 영상을 보면 늑대거북이 정말 크다…."
[한범수]
늑대거북은 어류, 조류, 양서류, 소형 포유류까지 싹 먹어 치우는데, 상위 포식자도 없습니다. 지난해 환경부는 늑대거북을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했는데요. 이제 학술연구, 전시 등 목적이 아니면 들여와서도 키워서도 안 됩니다.
[정태웅]
유기된 늑대거북 후손들이 복수극을 펼치는군요. 개체 수 조절에 나섰을 것 같은데, 성과는 좀 있나요?
[한범수]
아직은 어쩌다 잡힐 때 수거하는 정도에 불과합니다. 평소 물속에서 잘 나오지 않고, 산란할 때도 땅굴을 파고들어가니까 잡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정태웅]
황소개구리, 배스, 뉴트리아…. 정말 애먹였던 동물들이죠. 여기에 늑대거북까지 추가됐습니다. 이번엔 골든타임 놓치지 않고 조기에 잘 잡아야 할 것 같아요.
[한범수]
네, 또 누군가 섣불리 늑대거북 들여왔다가 저런 일이 부메랑처럼 터진 거잖아요. 아메리칸 스타일로 잘 살던 늑대거북도 낯선 땅 와서 불쌍해졌고, 사람들도 피곤해졌습니다. 이 부분도 되짚어 봐야겠습니다.
2. 2,220명의 아기들
[한범수]
2,220명의 아기들? 무슨 말이죠?
[정태웅]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아시나요? (글쎄요!) 입양의 날입니다.
[한범수]
2,220명이 어디선가 입양된 아기들 수인가요?
[정태웅]
14년 전부터 운영돼 온 베이비박스로 들어온 아기들입니다. 계산해보니 거의 이틀에 한 명꼴이더라고요.
[한범수]
엄청 많네요. 벌써 14년 운영해서 그런지 베이비박스 모르는 분들 많지 않죠.
[정태웅]
조금 특별한 날이기도 한 만큼 운영자를 찾아가봤습니다. 베이비박스를 직접 만들었고 지금까지 운영 중인데요. 생선박스에 버려진 아기를 보고 마음을 먹었다고 하네요.
▶ 인터뷰 : 이종락 / 목사
- "생선박스가 있었고, 고양이가 주변에 있다가 도망가고…. 상자를 열어보니까 다운증후군에 미숙아였어요. ‘아, 이 아이들을 살리지 않으면 안 되겠다’..."
[한범수]
베이비박스가 아기들을 살리기도 하지만, 영아 유기를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거든요?
[정태웅]
네, 하지만 베이비박스를 탓하기보다 보호제도 마련 논의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이종락 / 목사
- "10대 아이들은 출생신고하면 (부끄러워서) 학교를 다닐 수 없죠. 국가에서 보호를 당연히 해야 하거든요. 그에 대해서는 얘기를 안 하고…."
[정태웅]
산모의 익명 출산을 돕도록 한 법안은 2020년 발의된 이후로 국회 계류 중인 상황인데요. 스스로 장애아동 16명을 입양해 키우고 있는 목사님은 베이비박스가 사라지는 게 목표라고 하네요.
▶ 인터뷰 : 이종락 / 목사
- "베이비박스가 없는 나라가 좋지 않겠어요. 태어난 생명도 보호되고 미혼모도 아이를 잘 양육할 수 있도록 법 제도 행정이 잘 이뤄지면 베이비박스가 필요 없겠죠."
[한범수]
갓 태어난 어린 생명을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집니다. 그래도 목사님 말대로 베이비박스 자체가 없어지는 게 맞겠죠. 국회에서 좀 더 빠르게 대안 마련해 주시길 바랍니다.
영상취재 : 배완호 기자, 전범수 기자
영상편집 : 고지훈, 이주호
그래픽 : 이새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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