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째로 빌린 모텔의 지하실 벽을 뚫고 송유관 근처까지 땅굴을 파 기름을 훔치려 한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범행이 들통나지 않게 호미와 곡괭이로 길이 9m 정도의 땅굴을 팠지만, 결국 경찰에게 적발돼 기름 한 방울도 훔치지 못했습니다.
김영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모텔 지하실 벽면에 구멍이 뚫려 있고, 그 안으로 긴 땅굴이 파여 있습니다.
올해 초 국도 근처 모텔을 통째로 빌린 뒤 송유관까지 땅굴을 뚫어 기름을 훔치려 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 스탠딩 : 김영현 / 기자
- "이들은 이렇게 비좁은 공간에서 길이 9m 정도의 땅굴을 파내는데 꼬박 1달 반이나 걸렸습니다."
전동 굴착기로 파면 소음과 진동으로 범행이 들통날까 봐 호미와 곡괭이로만 작업했습니다.
▶ 인터뷰 : 인근 주민
- "공사하니까 상수도 그쪽에서 (와서) 하는 줄 알았거든요. 여기 와서 보고 이 건물도 보고…. 그냥 공사하는 사람들인 줄 알았어요."
총책 50대 유 모 씨는 지난해 5월부터 자금책과 기술자, 작업자 등 7명을 끌어들여 범행을 모의했습니다.
이 중에 기술자는 전직 대한송유관공사 직원인데, 동종 전과로 형을 살고 출소하자마자 또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역할에 따라 많게는 리터당 500원의 수익금을 나누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송유관을 육안으로 확인하고 뚫기 직전에 붙잡혔습니다.
국정원으로부터 제보를 받은 경찰이 현장을 급습한 겁니다.
땅굴을 판 지점은 하루 평균 6만 6천여 대의 차량이 오가는 국도 밑이어서 하마터면 도로가 붕괴해 큰 인명피해가 발생할 뻔했습니다.
앞서 이 절도단은 주유소를 빌려 똑같은 범행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김재춘 / 대전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장
- "처음에는 주유소를 임차해서 범행을 시도했는데 송유관까지 50m 정도 떨어져 있고…. 굴착을 시작하자마자 물이 많이 나오니까 실패를 하고…."
경찰은 총책 유 씨 등 4명을 송유관 안전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나머지 4명을 불구속 송치했습니다.
MBN뉴스 김영현입니다.
영상취재 : 박인학 기자
영상편집 : 오광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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